'메타버스' 아이디어 직접 제안"2030 부산세계박람회, 메타버스로 구현하자"이동식 메타버스 트레일러 가져가 최빈국 아이들 초청 계획 세워최 회장 "최빈국 아이들 누구든 소외되지 않게 할 것" 강조
  •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국제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대한상의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국제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히는 세계박람회(World Expo)의 부산 유치를 위해 메타버스 사업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부산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모습을 메타버스에 구현하고 이를 최빈국 아이들에게 간접 경험시켜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15일 SK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동식 메타버스 ‘트레일러’를 제작해 최빈국에 설치하고 현지 아이들이 차량 내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부산세계박람회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해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아이들이 누구든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며 본인이 직접 메타버스 트레일러 시연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시연은 ‘웨이브’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이브는 SK가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사이트다. SK그룹 내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맡고 있는 SK텔레콤이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이 갑자기 최빈국 아이들을 챙기고 나선 데는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2017년에 최 회장과 티엔씨재단을 공동 설립했다. 티엔씨재단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교육 사업을 벌이는 공익재단이다. 서울 용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재단의 이름은 최 회장의 영문 이니셜 중 태원(Tae Won)의 앞 글자 T를, 김 이사장의 영어 이름 ‘클로이‘(Chloe)의 앞 글자 C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드론 및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를 지원사격 중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현지실사단이 부산 현장을 점검했고 오는 11월 말 최종 개최지가 결정된다. 부산의 경쟁 도시는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이다. 

    부산이 11월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면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일대에서 박람회가 진행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부산세계박람회는 505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관람객 138만명, 경제유발효과 29조원)의 2.1배, 2002년 한·일 월드컵(300만명, 17조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최 회장의 메타버스 ‘짝사랑’에 따라 SK텔레콤은 최근 메타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선두기업 메타를 필두로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하는 것과 정반대되는 행보다. 

    양맹석 SK텔레콤 메타버스 CO담당은 이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수익모델 3개를 하반기에 적용해 본격 수익화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3D 버전인 ‘이프홈’을 이프랜드에 최근 추가한 바 있으며 남산, 홍대입구, 강남역 사거리 등 국내 유명 장소를 이프랜드에 구현하는 등 이용자 몰이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