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센터 설립 1년여만… 계열사 협업 및 프로젝트 순항2021년 중기비전 발표서 “디지털 전환에 3년간 4.3조 투자”빅데이터 기반 신성장동력 발굴 등 비즈니스 혁신 구상
  • ▲ 이재현 CJ그룹 회장. ⓒCJ
    ▲ 이재현 CJ그룹 회장. ⓒCJ
    이재현 회장이 주문한 CJ그룹의 ‘디지털 혁신’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중기 비전 발표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성장 정체를 탈피할 특단의 조치로 디지털 혁신을 꼽은 바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의 AI센터는 설립 1년여 만에 다수의 계열사들과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며 그룹 디지털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질의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행동의 양식을 분석하고 더 나은 경험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 핵심이다.

    CJ CGV의 경우 AI센터와 협업, 고객의 영화 관람 패턴과 선호 및 지역별 상권 정보를 종합한 지역별 맞춤형 영화 추천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2022년까지의 개봉작 2486편에 대한 관람객 실적 데이터를 분석해 5편의 영화를 선정했고 ‘우리동네 명작 기획전’을 진행했다. CJ그룹에 따르면 해당 기획전은 목표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며 내부적으로 호평 받았다. 

    이에 앞서 CJ는 지난 3월부터 고객 성향에 최적화된 마케팅 카피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성향맞춤 AI 카피라이터’를 개발, 실제 업무에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광고 카피를 고객 성향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건 업계 최초다. CJ AI센터에 따르면 프로그램 개발 단계에서 5만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실제 마케팅 프로모션에 유입되는 반응률을 테스트한 결과 고객 반응이 평균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센터 설립 1년여만에 계열사 전반에서 성과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CJ그룹은 지난해 4월 AI 센터를 출범시키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혁신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AI인프라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통해 ▲AI를 활용한 계열사 비즈니스 난제 해결 ▲외부 전문가그룹 및 스타트업과의 개방적 협업을 통한 AI생태계 활성화 ▲AI전문인재 육성 및 그룹 디지털전환 전략 수립, 교육 등의 역할에 나서겠다는 것. 

    이후 애플, 야후, 페이팔 등을 거쳐 메타(舊 페이스북)에서 엔지니어링 조직 리더를 지낸 머신러닝 전문가 이치훈 센터장(경영리더)를 영입했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적극 충원·육성하며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초기에는 단순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AI 및 빅데이터 기술 개발을 한 곳으로 일원화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그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 제고 효과가 증명되면서 행동 반경이 더욱 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KAIST 뇌인지과학과와 뇌 모방 인공지능 분야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로봇 제어와 관련한 AI 원천기술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중기 비전을 위한 성장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11년 중기비전 발표를 통해 문화·플랫폼·웰니스·지속가능성(C.P.W.S)를 4대 성장 엔진으로 제시하고 향후 3년간 이들 분야에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브랜드, 미래형 혁신기술, AI, 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중심 디지털 전환에 3년간 4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성장 정체 직면에 있는 그룹의 혁신성장과 초격차 역량 확보를 위한 승부수였다. 그리고 그룹 내 산재돼 있는 AI 기술을 한데 모으는 일은 혁신의 첫 단추로 볼 수 있다. 

    AI센터를 중심으로 한 CJ의 디지털 혁신은 더욱 속도가 날 전망이다. AI센터는 생활문화기업이라는 CJ그룹의 강점을 활용, 일상생활에 밀접한 양질의 빅데이터 기반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식품, 엔터, 물류, 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고객의 행동양식을 분석, 더 나은 경험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한편 전 밸류체인에서의 운영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루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혁신을 구상 중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과거에는 계열사별로 디지털 전략을 따로 수립했지만 현재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합, CJ만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AI 중심 디지털전환 가속화 및 그룹 내 디지털 DNA 확산을 통해 글로벌생활문화기업 CJ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