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에도 그룹 차원 행사無… "엄중한 상황"이재현 회장, 전략 회의 진행… '책임감·절실함' 강조허민회·강신호·최은석 등 내년 임기 만료… 거취 주목
  • CJ그룹이 70주년을 맞이했다. 이재현 회장이 창립기념일에 '책임감'을 강조하며 연말 대규모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CJ그룹은 최근 이재현 회장 주재로 CJ인재원에서 '온리원(ONLYONE) 재건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이사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은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CJ그룹은 엄중한 경영 상황을 고려해 그룹 차원의 70주년 대외행사가 없이 지난해 창립기념일에 타계한 고 손복남 고문 1주기 추모식과 전략회의만 진행했다.

    그룹의 70주년 행사도 없이 전략회의만 진행한 것을 보면 이 회장이 얼마나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이 2024년 정기 인사에서 '신상필벌'을 기조를 내세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3분기 실적 역시 암울하다. 그룹사 전반적인 유동성 위기 여파에 이어 CJ ENM과 CJ제일제당 등 핵심 계열사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 이익이 감소하고 CJ ENM도 영업 손실이 전망된다.

    특히 식품, 바이오, 콘텐츠, 플랫폼 등 주력사업 관련 투자가 지속되며 그룹 전반의 확대된 차입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통제가 필요해지며 '재무통' 인사로 대거 물갈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CJ그룹은 지난 2023년 정기 인사에서 중기비전 중심의 미래성장 추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전년보다 한달 이르게 조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중기비전의 속도감 있는 실행을 위해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됐다.

    올해 실적 부진 우려로 지주사인 CJ는 조직개편을 통해 직책을 없애거나 TF를 신설하고 계열사 임원들도 연쇄 이동했다. CJ는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로 강호성 대표가 대외협력 중심 경영지원대표를 맡는 2인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연말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로는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허민회 CJ CGV 대표,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등이 있다.

    허민회 CJ CGV 대표는 지난 2020년 말 CJ CGV 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위기를 겪던 영화관 사업을 정상화 시키려는 노력을 이어왔지만 최근 1조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모회사 CJ의 현물출자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며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CJ그룹의 '전략통'으로, 최근 3년 동안 대표로서 CJ제일제당을 이끌어왔다. 대표로 부임할 당시 코로나19이 다시 유행했고, CJ제일제당은 감염병 상황에 걸맞은 제품 전략을 수립해야 했다. 기업 대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CJ제일제당은 만두 제품인 '비비고'를 비롯한 주력 제품 덕에 식품 부문의 해외 매출은 2022년을 기준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대규모 쇄신을 발표하며 CJ도 대규모 조직 개편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2021년 이후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지출이 늘어나며 그룹 재무부담이 재차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효율성, 수익성에 방점을 찍고 회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