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경기 둔화 우려에 단기 정책금리 인하중국 최대 신탁사 중즈, 고객 예금 지급 못해컨트리 가든 투자 손실 여파…中 당국 긴급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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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으면서 동종업계 타 기업과 금융권으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단기 정책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1.8%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각각 0.1%포인트, 0.15%포인트 인하했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이로써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 규모는 총 6050억 위안(약 111조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 경제의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를 통해 경제 회복의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최근 디폴트 위기를 맞으면서 전 금융권으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신탁회사인 '중즈'(中植)는 고객에게 만기 신탁 상품의 이익금은 물론 원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 3개 고객사가 중즈로부터 만기 신탁 상품의 이익금 및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즈는 중국에서 가장 큰 신탁회사 중 하나다. 현재 약 1조 위안(약 184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기업 또는 부유한 개인의 돈을 모아 부동산,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얻은 이익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영업을 한다.

    다만 회사는 최근 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는 컨트리 가든에 대거 투자했다 큰 손실을 입어 고객들에게 신탁 상품의 원금조차 돌려주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즈는 앞서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컨트리 가든에 대거 투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컨트리 가든이 디폴트 위기를 맞으면서 고객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중즈뿐 아니라 또 다른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 '중롱'(中融) 국제신탁유한공사도 고객의 신탁 상품 원금 또는 이익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화권 매체들은 중룽 국제신탁이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보(金博)홀딩스, 난두(南都)물업, 셴헝(咸亨)인터내셔널 등 3개사에 대해 만기가 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투자신탁 시장은 약 2조9000억 달러(3880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즈와 중롱의 위기가 다른 업체로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이미 중국의 신탁 상품 106개가 디폴트를 선언한 상황이다. 규모는 440억 위안(약 8조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의 금융 규제 감독기관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14일 일부 신탁회사가 고객들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긴급회의를 열고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

    블룸버그는 "문제가 불거지자 이 산업 부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태스크 포스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