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채권상각 8600억원연체‧NPL 선제적 털어내기코로나 금융 지원 종료 대비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국내 4대 은행들이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86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해 1년 전보다 세 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자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외부기관에 매각해 털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8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6%(6085억원) 늘었다. 지난해 연간 부실채권 매각액을 이미 뛰어넘었고, 1년 전보다는 세배 넘게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판매한 부실채권이 353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55% 급증하며 최대를 기록했으며, 우리은행은 2076억원으로 171%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1798억원으로 139% 뛰었으며, 국민은행은 1240억원으로 97% 부실채권 매각액이 늘어 뒤를 이었다.

    금융사는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분류해 상각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팔아치운다. 

    부실채권의 증감 추이를 보여주는 연체율은 1년 전과 비교해 더 나빠졌다. 

    지난해 6월 말 5대 은행 평균 연체율, 신규 연체율,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각 0.17%, 0.04%, 0.22%로 올해 6월 보다 각 0.12%p(포인트), 0.05%p(포인트), 0.03%p(포인트) 낮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액만 이미 작년 전체를 뛰어 넘었고, 일부 은행들은 최근 3~4년 중 가장 많은 상‧매각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하반기 연체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했던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이 내달 종료되기 때문이다. 억눌렸던 부실 대출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부진 장기화로 한계‧취약 차주들이 늘면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까지 겹치면 부실채권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