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쪽 건전성 나빠져"
  • ▲ ⓒ금감원. 이복현 금감원장이 22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 ⓒ금감원. 이복현 금감원장이 22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PF 리스크 현실화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0522.
    자산 규모가 큰 주요 캐피탈사들이 올 들어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의 올 1분기 요주의이하여신 규모는 4281억원으로, 지난해말(2684억원)에 비해 59.5%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자산에서 요주의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4%에서 6%로 치솟았다. 1개월 이상 연체율 또한 1.7%에서 3.7%로 곧추섰다.

    메리츠캐피탈은 자산 규모가 약 9조원으로, 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할부금융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우 증권사, 보험사, 캐피탈사가 중심이 돼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금융 쪽에서 매우 강력한 영업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영악하다는 평판을 들을 정도로 리스크 관리가 뛰어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하락이라는 추세적 흐름을 이겨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총자산 15조원을 돌파한 KB캐피탈 역시 올 1분기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요주의이하여신액은 작년말 8330억원에서 올 1분기 1조102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같은 기간 5.8%에서 7.0%로 뛰었다. 1개월 이상 연체율도 1.8%에서 2.5%로 악화됐다.

    올해 총자산 10조원을 넘긴 IBK캐피탈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요주의이하 여신은 작년말 733억원에서 올 3월말 2695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0.9%에서 3.3%로 뛰어올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동산PF 쪽 익스포저가 큰 여신사들이 올 들어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을 충분히 축적한 만큼 충당금 적립, 대손상각 등 선제적 조치를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