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명 변경·윤리위원회 설치·윤리헌장 채택 등류진 회장 “과거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 끊어낼 것”한경연 흡수통합에 따라 4대 그룹 계열사 승계
  • ▲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전경련 임시총회'.ⓒ서성진 기자
    ▲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전경련 임시총회'.ⓒ서성진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바꾸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전경련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한경협으로의 명칭 변경,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한경협 흡수 통합 등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새 명칭인 한경협은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등 기업인 13명이 설립한 경제단체의 이름이다. 한경협은 이후 1968년 전경련으로 명칭을 바꿔 현재까지 사용해 왔다. 단, 새 명칭 사용은 정관개정에 대한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후부터 사용 가능하며, 그 전까지 공식 명칭은 기존 전경련을 사용한다.

    이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임시총회에서 한경협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2001년부터 전경련 회장단으로 활동해 온 류 회장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는 등 글로벌 무대 경험 인맥이 풍부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경련은 정관 개정으로 기관명 변경과 동시에 목적사업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사업 ▲ESG 등 지속가능성장 사업을 추가했다. 동반성장, ESG 등을 정관에 명시적으로 규정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동시에 정경유착 등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인 윤리위원회 설치를 정관에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위원 선정 등 윤리위원회 구성과 운영사항 등 시행세칙 마련은 추후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무국과 회원사가 지켜야할 ‘윤리헌장’도 이 날 총회에서 채택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은 일부 계열사가 형식상 회원사로 합류하는 방식으로 한경협에 가입했다.

    이날 총회에서 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통합하는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절차상 한경협이 기존 한경연 회원사들을 넘겨받겨 돼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한경협 회원사에 포함됐다.

    4대 그룹의 전경련 탈퇴 이후에도 삼성 계열사 5곳(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 4곳(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 5곳(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 2곳(㈜LG·LG전자)은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있었다. 단,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류진 회장은 취임사에서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G7 대열에 당당히 올라선 대한민국을 목표로 삼겠다”면서 ”이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앞으로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가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