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공판 회삿돈 사적 사용·횡령 중점 다뤄“개인비용 정산, 법인차 사용도 무죄”보석여부, 추가 기소사건 계획 후 결정
  • ▲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뉴데일리
    ▲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뉴데일리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회삿돈 사적 사용과 횡령 혐의를 부인했다. 가구 구입비용은 사비로 충당했고, 법인 차량 활용은 회사 경영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범 회장은 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0차 공판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회사자금을 유용해 개인 이사에 따른 가구구입 비용을 충당하고, 외제차를 운용하는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자택 가구구입 비용 약 2억원을 한국타이어 판교 사옥 건설에 따른 가구 구매비용과 합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사적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당시 예비비로 책정한 3억여원이 조 회장의 개인 주거지에 들어갈 가구 비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오전에는 김○○ 한국타이어 인프라기획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정황을 증언했다. 김 팀장은 본사 이전과 관련된 설계와 시공, 입주 등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은 실무자다. 

    김 팀장은 ”테크노플렉스 10층에 사무용 가구가 아닌 디자인 가구를 배치하면서 컨설팅 비용에 오차가 생길 수 있을뿐더러 추가가구가 필요해 예비비를 설정했다“며 ”이후 인프라운영팀장 강○○ 상무로부터 조 회장의 자택에 예비비를 통해 가구가 일부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예비비 설정이 통상적인 업무처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구비용 정산 내역을 통해 판교 신사옥에 관련된 비용과 조 회장의 자택에 들어갈 비용을 구분했다. 이는 회삿돈 유용이 아닌 정산과 납부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조 회장의 변호인은 가구 비용을 정산했기 때문에 회삿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가구 대금은 조 회장이 변호사를 통해 강 상무에게 이체했다"며 "가구비용 정산 내역을 구분한 것은 회삿돈이 아닌 조 회장이 직접 결제하기 위함으로, 가구 외에 자택 인테리어와 조경 비용도 조 회장이 직접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회삿돈을 활용해 이사비용을 충당한 혐의와 관련된 증인 심문이 이어졌다. 검찰 측 증인으로 당시 한국타이어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이○○씨가 증언대에 나섰다.

    이 씨는 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조 회장의 지출과 상환비용을 충당하는 ‘가용금 통장’을 관리했다. 가용금 통장은 경영활동과 무관하며 조 회장의 개인 비용과 관련된 내역이 담겼다.

    검찰 측은 이사비용이 가용금 통장에서 지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추궁했다. 이에 이 씨는 조 회장의 이사 관련 업체를 알아보고, 현장에서 확인하는 실무를 담당했을 뿐 이사비용의 처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인프라운영팀장 강 상무로부터 이사 비용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말라’고 지시를 받았다"며 "이사 실무만 신경쓰라고 전달받아 가용금 통장으로 이사 비용을 충당하라는 지시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회사 법인 차량의 사적 사용과 관련된 증인 심문이 이어졌다. 한국타이어에서 조 회장의 수행기사 등 운전기사로 근무한 김○○씨가 출석했다.

    검찰 측은 회사 법인 차량이 조 회장 자택에 주차돼 있을뿐더러, 조 회장과가족들까지 회사 차량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증거와 정황을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무죄를 어필했다. 사적사용을 위해 차량을 활용한 것이 아닌 업무의 연장선상이라는 입장이다. 향후 회사 임원 등 다른 증인을 통해 구입 과정, 회사와의 관계 등에 대해 추가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변호인 측은 ”운전기사들의 주행일지 기록과 업무 형태, 조 회장의 출장 등 활용된 경위를 파악했을 때 업무상으로 활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기사들이 운행하는 차량 외 포르쉐와 테슬라 등도 차량 성능과 특징을 분석하기 위한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추가 기소된 사건의 심리계획을 세운 뒤 조 회장의 보석 신청이나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1차 공판은 오는 13일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