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취임사 발표"언론 비판 기능 위축 않게 가짜뉴스 적극 대응"취임식 후 국무회의 배석…주말 지상파 재허가 의결 예상
  •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29일 취임사에서 "방송·통신·미디어의 공공성을 재정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상임위원 간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6기 방통위 비전을 마련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통위의 시대적 과제는 방송·통신·미디어의 혁신 성장과 공공성, 이용자 보호를 조화롭게 추진해 국민 신뢰를 얻고 시대 흐름에 맞는 미디어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임자에 이어 공영방송 개혁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그동안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공영방송이 정치와 자본, 내부의 힘에 좌우되지 않고 중립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도록 하겠다"며 "공영방송의 거버넌스와 재원 문제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들어 심도 깊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총선을 앞둔 만큼 포털도 손 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포털의 사회적 책임 또한 강화하겠다"면서 "뉴스 추천과 배열 등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비판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SNS 등에서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가짜뉴스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에는 완화 기조를 내비쳤다. 그는 "방송 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재허가·재승인 제도와 소유 규제, 광고 규제 등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에 대해 규제와 지원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도록 해 신구 미디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기조에 맞춰 가계 부담을 주는 통신비도 예의주시한다. 그는 "단말기와 연동돼 가계 부담이 큰 통신비와 일방적이고 급속한 OTT 요금 인상 등 민생 직결 분야에서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부분은 없는지 살피겠다"면서 "디지털 유해 정보와 불법 스팸에 대응하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통신 서비스 장애로 인한 이용자 혼란과 불편이 없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직원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많았음에도 흔들림 없이 직무를 수행해 오신 여러분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며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한 기회와 위기의 갈림길에서 방통위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고교 은사의 가르침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다"며 "42km를 쉬지 않고 달릴 때 비로소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 마라톤처럼 우리 모두도 긴 호흡으로 쉼 없이 각자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임위원 간 조화로운 논의와 직원들과의 적극적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이날 임명된 김 위원장은 국립서울현충원에 참배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현충원 방명록에는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 직후 국무회의에도 배석한다.

    한편,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가 된 방통위는 주말 중에 지상파 재허가 의결을 위해 전체 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KBS 2TV와 MBC·SBS UHD, 지역 MBC와 지역 민방 86곳 등에 대한 재허가 심사 및 의결을 연내 마쳐야 '불법 방송'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시한을 넘길 경우 일시적으로 방송 연장 명령을 내릴 수 있으나, 그 역시 의결 사항이다.

    김 위원장도 취임 후 최우선 과제에 대해 "올해 12월 말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지상파 방송사업자에 대한 재허가"라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