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예상된 아시아나 화물매각, 제주항공 덕에 급물살화물사업 인수 시 ‘외형확장·현금창출력’ 두 토끼 잡아티웨이항공, 유럽 노선 관련 EC 정보요청에 답변 완료EC, 심사기한 2월 14일보다 앞당겨 ‘승인’ 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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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작업이 9부 능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 심사의 핵심 요소던 유럽 운수권 배분과 아시아나 화물매각 문제가 해결 방안을 찾아가면서 EU 승인도 시간문제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이 참전하며 통합 항공사 탄생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EU 집행위원회(EC)의 심사 기한은 2월 14일까지로 한 달여가 남았지만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C는 양사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한국~프랑크푸르트·파리·로마·바르셀로나 등 4개 유럽 노선의 여객과 화물 운송서비스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이들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를 국내 LCC에 이관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계획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기업결합의 선결 조건인 유럽 노선 배분과 화물사업 매각 문제가 해결되는 양상으로, EC의 승인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럽 노선 이관보다 훨씬 난항이 예상됐던 화물매각에 자금력을 갖춘 제주항공이 참여하면서 EU로서도 더는 합병에 반대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 됐다.

    우선 유럽 노선 일부는 티웨이항공이 이관받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C는 지난해 티웨이항공에 ‘정보 요청(RFI·Requests for Information)’을 요구했고, 티웨이항공은 최근 답변을 마쳐 RFI 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RFI는 EC가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기업이나 법인에 특정한 정보를 기한 내에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화물사업 경쟁 제한 우려에 대해 EC는 현재 대한항공이 제출한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분리매각방안을 포함한 시정조치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의향서(LOI)를 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에 이어 최근 제주항공도 LOI를 내며 참전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자산은 보잉 747-400F 4대, 747-400 6대, 767-300F 1대 등 총 11대로 5000억원에서 7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인수하려면 부채 1조원도 떠안아야 한다. 인수 부담을 견뎌낼 재무적 체력 측면에서 제주항공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제주항공은 심사숙고 끝에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안이 아시아나 이사회 문턱을 넘어선 지난해 11월 한차례 아시아나 화물사업에 대한 LOI 제출을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화물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종 참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현재 ‘B737-800’ 화물기 2대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나리타, 중국 옌타이, 베트남 하노이 노선에서 운영 중으로 신규노선 진입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의 화물기 11대를 인수하면 기단은 13대로 급증하며, 장거리 노선 진입도 단숨에 가능해진다. 외형확장과 동시에 화물사업 확대에 따른 현금창출능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인수로 인한 재무적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가파른 여객수요 회복세와 화물운임 강세 등 업황을 고려하면 견딜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말 개별기준 295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다. 부채비율은 469.3%, 총차입금의존도는 38.4%로 1년 전보다 각각 1411.9%p, 12.7%p 낮아졌다.

    한편, 아시아나 화물매각은 절차상 대한항공이 EU, 미국, 일본 등 남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한 이후 이뤄지게 된다. EC 문턱을 넘더라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승인을 얻어내지 못해 딜이 무산되면 화물매각도 백지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