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미이행·추가부실 확인시 법정관리 선회4월 채권단 75% 동의해야 워크아웃 지속 진행 후순위채권자 이탈할수…PF사업장 정상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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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건설
    부도위기에 몰렸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를 확정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워크아웃 개시후 실사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드러날 가능성도 남아있는 등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1일 자정까지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결의됐다고 12일 밝혔다.

    협의회는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28일 워크아웃 신청과 함께 4가지 자체 정상화방안(자구안)을 내놨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추진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제공 등이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지난 9일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서 "워크아웃 신청후 10일 남짓 기간에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추가로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내걸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이 확정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을 하나라도 지키지 않거나 실사과정에서 대규모 추가부실이 드러나도 워크아웃은 중단된다.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높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경우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중단하고 법정관리로 진로를 바꿀 방침이다.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보고한 보증채무는 9조5044억원이다. 이중 유위험 보증채무(우발채무)는 2조5259억원으로 브릿지 보증이 1조2193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양률 75%미만 보증이 1조3066억원 규모다. 하지만 실사과정에서 실제 우발채무는 늘어날 수도 있다.

    워크아웃 개시로 채권단은 최대 4개월간 채권행사를 유예한다. 태영건설은 조직 및 인원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비용절감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주채권은행은 자산부채 실사를 통해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한다.

    작성한 기업개선계획은 오는 4월11일 제2차 채권단협의회에서 결의한다. 이 결의 역시 채권단 75%이상 동의를 얻어야 워크아웃이 계속 진행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부동산 PF 사업장 처리 방안 ▲재무구조 개선방안(주채권 및 보증채권의 채무조정 등)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이 담긴다.

    이중 PF사업장 정상화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태영건설이 PF 대출보증을 선 사업장은 120여곳이다. 서울 마곡지구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CP4사업(차주 58곳·대출 보증규모 1조5923억원) 등을 포함해 전국에 사업장이 있다.

    부동산PF 사업장별로 정상화 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신규자금이 필요할 경우 현금여력이 없는 후순위채권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개선계획을 도출할 때까지 상거래채권 결제 등 자금 수요는 태영건설이 직접 대응해야 한다. 채권단은 태영 측에 자금 보충을 요청했을 때 약속했던 TY홀딩스나 SBS 지분 담보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반대매수청구권에 대한 채권단의 합의도 남았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찬성 채권자와 반대 채권자가 합의하면 태영그룹이나 제3자가 반대 채권자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할 수 있다.

    산은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PF사업장과 관련해 발생하는 부족자금은 PF 사업장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며 "자금관리단이 태영건설과 PF사업장의 자금 관계를 독립적, 객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태영건설의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태영건설 임직원과 태영그룹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