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베타서비스, 트위치와 비슷한 사용자 환경 강점게임 중심 커뮤니티 활성화, 스트리머 영입 경쟁 본격화생태계 연동 인프라 강점, 서비스 안정성·화질 개선 중
  • ▲ 치지직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치지직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트위치가 철수하면서 아프리카tv의 독점이 예상됐지만, 네이버 치지직이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을 직접 써보며 타 플랫폼과 비교해봤다.

    치지직 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처음 접속했는데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기존 트위치와 이용자 환경과 인터페이스가 유사했기 때문이다. 화면과 채팅창, 설정과 메뉴 구성 등에서 거의 똑같다고 봐도 무방했다.

    방송 환경은 네이버가 운영하는 실시간 중계 플랫폼 나우(NOW)를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5초 안에 스킵(건너뛰기) 가능한 광고와 PIP모드, 백그라운드 재생 등 기능들이 치지직에도 이식됐다. 참고로 아프리카tv는 영상 재생을 위한 광고 시청 시간이 10초 이상으로 더 길다.

    치지직은 트위치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지원하면서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치지직을 통해 구독하면 트위치에서 구독한 기간이 합산된다. 다만 이러한 정책은 아프리카tv에서도 지원하고 있다.

    화질과 재생 환경은 치지직이 앞서가는 요소다. 트위치가 720p급 화질을 지원하는 반면, 치지직은 별도의 설치나 대기시간 없이도 1080p가 적용돼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tv도 1080p 화질을 지원하지만, 웹버전에서는 고화질 스트리머를 따로 실행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동시 시청자수가 5000명이 넘는 방에 들어가도 1080p급 화질로 끊김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보거나 웹 환경에서 시청할 때 모두 마찬가지였다. 스트리머의 PC 사양으로 인한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최적화가 잘 돼있는 모습이다.

    트위치 종료를 앞두고 치지직을 통해 방송을 동시송출 하는 스트리머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치지직의 선명한 화질과 낮은 지연시간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연시간은 방송 안정성과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실시간과 3초 정도 차이를 보였고, 웹 환경이 딜레이가 더 적었다.

    치지직은 무엇보다 유저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 신경을 썼다. 게임에 특화된 플랫폼을 표방하는 만큼 라운지 게시판을 통해 활발한 소통이 이뤄졌다. 트위치 스트리머가 치지직으로 넘어오면서 방송활동을 홍보하는 글도 적지 않게 올라왔다.

    후원 시스템으로는 ‘치즈’를 도입했고 수수료는 10%로 타 플랫폼과 비슷한 수준이다. 치즈를 충전하려고 하자 네이버페이 결제창이 연동됐다. 향후 네이버 카페와 멤버십 등 생태계 연결성 확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아프리카tv 대비 스트리밍 플랫폼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네이버는 치지직 운영과 모니터링에 더욱 힘쓰고 있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스트리밍 특성상 사전에 완전히 위험요소를 차단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 연령제한 기능을 추가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외에도 모니터링과 유저들의 신고, AI 기술력을 통해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채팅 가독성 문제와 동시송출 문제 등 유저와 스트리머들의 요구사항과 불만에 따른 개선이 곧장 이뤄지는 모습이다. 외국계 기업인 트위치와 비교해 빠른 피드백에 유저들은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라운지에서는 고객센터를 통한 문의 내용을 약 하루만에 답변받았다는 글이 올라온다. 스트리밍 시청 중 클린봇을 켜두면 채팅창의 부적절한 내용을 감지해 화면에 보여지는 걸 막는다.

    베타서비스 기간 치지직에서 방송하려면 간단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권한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활동한 스트리머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12일부터 루키 등급도 치즈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상태로 변경되면서 스트리머 유입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직 베타서비스 기간이 1달도 채 지나지 않아 치지직의 서비스의 안정성에 대해 논하기는 이르다. 네이버는 화질과 프레임을 개선하기 위해 향상된 GPU를 2월 중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정식 오픈까지 유저들과 스트리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트위치 철수가 예정된 2월 말까지 대형 스트리머 영입 여부에 따라 두 플랫폼 간 1차전 결과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tv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 수위의 방송과 합방 문화 등으로 거리감을 느끼는 스트리머가 적지 않다”며 “치지직은 게임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트위치의 방송 문화와 커뮤니티를 흡수하는 데 알맞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