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가용 의료진 박석규 응급실장 투입응급실서 스테이플러 봉합 진행 응급 의사들 "신분상 위치 관계 없이 응급체계 매뉴얼 중요"
  • ▲ 25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박석규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가운데) 등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치료 상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25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박석규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가운데) 등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치료 상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피습사건 대응은 일반인과 동일한 진료 체계 내에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인 테러는 근절돼야 할 중차대한 문제이지만 이와 별개로 정치인만을 위한 '황제 의료'도 논란도 있었는데 이번 사건은 매뉴얼에 입각한 의료 대응으로 기록된다. 

    배현진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5시 20분경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달려든 중학생 A군으로부터 돌덩이로 머리 뒤를 십여 차례 공격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인근에 위치한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응급실로 이송됐고 입원 3일째 퇴원했다. 

    배 의원은 머리 뒷부분에 손상을 입었고 후두부가 약간 부어 있는 상태였다. 병원 측은 CT 촬영을 하고 두피에 발생한 1cm 열상을 스테이플러로 상처를 두 번 봉합했다. 이 과정은 응급실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주치의는 신경외과 교수이자 응급실장직을 수행 중인 박석규 교수가 맡았다. 

    당시 박 교수는 외래진료가 없었기에 가용할 수 있는 의료진이었다. 평소에는 뇌혈관 응급환자를 돌보기 위해 대기하는 당직 의료진으로 분류된다. 고위급 인사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대책이 꾸려진 것은 아니었다.

    29일 순천향대서울병원 의료진은 본보를 통해 "당시 상황에서 정치인을 위한 응급체계가 가동된 것인 아닌 것은 분명하다"라며 "일반인이어도 동일 상황에서 동일한 치료를 받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응급상황에서는 신분상의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에 따른 대처가 가장 중요한 것이고 이번 배 의원 사건 역시 매뉴얼에 입각한 진료체계가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내부 의료진 외 다수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 역시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소위 '의전 의료'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소재 권역응급센터 소속 교수는 "이달 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례에서 지역의료 패싱, 응급실 과밀화 등 문제가 워낙 커서 배 의원의 대응도 주시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논란이 될 만한 사항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과 다른 응급체계가 가동되는 것은 가뜩이나 열악한 응급실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가는 원인이기에 앞으로도 정치권에서의 무리한 요구는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소재 응급실 근무 의사는 "이 대표는 목 부위였고 배 의원은 두피였기에 손상 부위와 중증도를 두고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과도한 요청이나 과잉 대응 없이 진행됐기에 의료계 내부서도 별다른 의혹이나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