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손실 4조5691억원… 전년比 손실폭 28조원 줄여작년 3·4분기 흑자 전환… 경영정상화 발판 마련주가도 전달比 30%쯤↑… "상반기 영업익 개선 가시성 높아"
  • ▲ 한국전력공사ⓒ뉴데일리DB
    ▲ 한국전력공사ⓒ뉴데일리DB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지난해 3·4분기 2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를 이어갔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실적 충격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40조 원이 넘는 누적적자는 여전히 부담이지만,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요금 인상 등으로 올해 연간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조569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이 겹쳐 1년 만에 영업손실 폭은 28조 원가량 줄었다.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 5조8465억 원, 2022년 32조60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경영 실적을 냈다.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낸 것은 1961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전의 지난해 매출도 88조2051억 원으로 전년보다 23.7% 증가했다.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전력 구매비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 10.7% 감소한 92조7742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9966억 원을 기록해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4분기에도 1조88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전은 "국제유가 등 연료 가격 안정화 추세에 따라 경영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며 "비핵심 자산매각 등 재정 건전화 계획을 이행해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 ▲ 전기계량기ⓒ연합
    ▲ 전기계량기ⓒ연합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전이 올해 본격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9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사비로 회사 주식을 매입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5%(1300원) 오른 2만4850원에 마감했다. 한달(1월 26일, 1만9200원) 만에 30%쯤 상승한 것이다.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달 19일(1만7970원)보다 38.2% 상승했다.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한전의 올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는 4월 총선 이후의 요금 인상 단행이 유력하게 점쳐지며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가 안팎에선 총선 이후인 5~6월께를 요금 인상을 시행할 적기로 본다.

    전기요금 결정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까지 5번 인상한 후 여전히 현실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단가와 전력구매가격(SMP)이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현재와 같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회사의 예상보다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가 더욱 강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도 "한전은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개선 가시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국제에너지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라서 올해 상반기까지 한전 전력도매가격 역시 하향 안정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해 부채비율은 2021년 223%, 2022년 459%, 지난해 543%를 기록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주주환원, 목표 재무구조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구체화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