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아너힐즈'로 강남권 하이엔드시장 진출개포동 띄우는데 일조…아크로·래미안 아성엔 아직 디에이치클래스트 완공시 브랜드가치 재평가될 듯
  • ▲ '디에이치'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디에이치'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주택시장 침체속에서도 서울 강남권 브랜드아파트 인기는 여전하다. 그만큼 1군건설사간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강남권에서 하이엔드로 여기는 브랜드는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래미안'과 DL이앤씨 '아크로'다. 일명 '아리팍'으로 일컬어지는 한강변단지인 '아크로 리버파크'와 '래미안 원베일리' 등이 브랜드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이 뒤늦게 '디에이치'를 선보이며 하이엔드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가격이나 입지 측면에서 아직 아쉽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대건설은 2019년 개포동에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선보이며 강남권 고가주택시장에 첫 깃발을 꽂았다. 

    이후 현재까지 입주를 마친 강남권 디에이치 단지는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일원동) 4곳이다. 

    이들단지는 강남 남부권 대장주로 군림하며 개포동을 신흥부촌으로 띄우는데 일조했지만 아직까지 '래미안'이나 '아크로' 아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단편적인 예로 집값을 보면 '디에이치' 단지들은 하이엔드 브랜드임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84㎡ 경우 지난 1월 30억1198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같은 개포동에 위치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84㎡는 가장 최근인 지난해 8월 2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경우 집값이 한창 저평가됐던 지난해 여름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공년도가 4년이상 차이나는 데도 불구하고 사실상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또 '디에이치 아너힐즈' 59㎡는 지난 2월 21억3500만원에 거래된 반면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같은면적은 이보다 2500만원 높은 21억6000만원에 새주인을 만났다.

    이처럼 디에이치가 타브랜드 보다 낮게 평가되는 이유로는 현재까지 대장주로 불릴만한 한강뷰 입주단지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주택시장에선 '한강조망' 여부에 따라 집값이 천차만별이다.

    앞서 언급한 '디에이치' 단지들과 지역은 다르지만 반포동 한강변에 위치한 '아크로 리버파크' 84㎡는 37억7000만원, '래미안 원베일리' 같은 면적은 40억원에 달한다.

    물론 '디에이치'도 올해 착공예정인 5000여가구 규모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디에이치 클래스트)가 한강뷰단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입주까지 3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입주시점인 2027년이나 돼야 하이엔드 브랜드로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강남권 고가아파트 시장에서 디에이치 인지도나 브랜드파워가 경쟁사대비 2% 부족했던게 사실"이라며 "'디에이치 클래스트' 입주가 본격화하는 시점이 브랜드 확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디에이치' 브랜드필름. ⓒ현대건설
    ▲ '디에이치' 브랜드필름. ⓒ현대건설
    이에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외연확대를 목표로 '한강변 H벨트' 구축에 전사적인 공을 들이고 있다.

    '한강변 H벨트'란 서에서 동으로 여의도·반포·한남·압구정으로 이어지는 한강변에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 △신반포 2차 △압구정 현대 등 수주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목표달성을 위해선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전히 업황이 좋지 않지만 강남권 한강변 사업지는 놓치기 어려운 '황금알'이다. 그만큼 경쟁사들도 너도나도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의도 한양에선 연초 부산 촉진2-1구역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꺾은 포스코이앤씨와 맞붙어 이 역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파르게 오른 공사비도 '디에이치 키우기'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에 기존 2조6363억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를 4조776억원으로 54.6%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사와 공급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차질 없는 단지 공급과 도시정비 수주가 병행돼야 '디에이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브랜드 희소성이냐 확장성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