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상승에 불구 10%대 이익률 챙겨코로나 종식으로 화물→여객 주력 매출원 옮겨가올해 여객 회복 100% 전망… 장거리 수요 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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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해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높은 영업이익률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항공화물 운임이 내리면서 화물 실적은 주춤했으나 여객 사업이 순항하면서 한시름 덜어낸 모습이다.

    14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은 유류비(연결기준)로 4조8023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16.1%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다 지출이다.

    이는 지난해 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제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14달러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78.8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뛰었다. 연료 가격이 오른 데다 급증한 여객 수요로 비행기를 더 많이 띄우면서 그만큼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환율도 유류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2022년 연평균 1292원에서 지난해 평균 1305.4원으로 올랐다.

    여행 수요 회복으로 휴직했던 직원들이 모두 복귀하면서 인건비도 증가했다. 지난해 임직원 급여로 나간 비용은 1조7652억원으로 전년(1조5509억)보다 13.8% 확대됐다.

    대한항공은 각종 고정비용 상승에도 우수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조1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늘었다.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1조79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률은 11.1%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남는 장사를 했다는 의미다. 델타항공(9.5%), 유나이티드항공(7.8%) 등의 다른 글로벌 항공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유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은 항공업계에서는 10% 이익률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 이전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17년 8%, 2018년 5.1%, 2019년 2%의 이익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업인 여객 수송이 실적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여객 공급 실적은 2019년 대비 80%대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완전한 회복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도 낙관적이다. 높은 항공권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등 장거리 여객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여객 사업은 꾸준히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중국 등 일부 노선의 회복 지연에도 여전히 견조한 잠재 여행수요와 주변국의 정책 방향 등을 볼 때 국제여객사업 정상화 시기가 근접했다”며 “장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한 국제선 여객운임 강세에 힘입어 화물사업 실적 둔화 영향을 상쇄하며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