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건설사중 벌점 1위…부실시공·안전사고 빈번 의미 부채총계1년만 59.9% 급증…부채비율 4년만 3.5배 껑충 단기차입 200억→1380억원…장기차입·사채도 '2배 뛰어'1년 영업익이 252억원인데…이자비용 1억7000만→159억
  • 대구·경북지역 1위건설사인 화성산업(시공능력평가순위 43위)이 지난해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냈지만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위 100대건설사중 '벌점 1위'라는 불명예를 꼬리표처럼 달고다니는 것은 물론 부채도 14년만 최대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달말 입주를 앞둔 대구 동구 한 신축아파트에선 부실시공 논란까지 불거졌다. 내우외환에 처한 화성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2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키스콘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부터 2023년 하반기까지 화성산업 벌점은 2.40점으로 시평순위 상위 100대건설사중 가장 높다. 2위인 케이알산업(시평 58위)과도 0.39점 차이가 났다.

    벌점이 높다는 것은 공공공사 수행시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가 빈번하는걸 의미한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해당기간 화성산업 2개현장에 벌점을 부여했다. 

    페널티 기준인 3점에 근접하면서 주택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1월 개정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을 보면 벌점 3점이상인 경우 지상층 기준 3분의 1이상 골조공사를 완료해야만 입주자모집공고를 낼 수 있다. 사실상 선분양 길이 막힌 셈이다. 

    이런 가운데 안방인 대구지역에서도 부실시공 논란이 터지며 명성에 금이 갔다. 

    동구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에 따르면 이달초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욕실타일 균열을 비롯해 벽면몰딩 들뜸현상, 거실누수, 천장 전깃줄 노출 등 하자가 다수 발견됐다. 

    이에 뿔이난 입예협은 오는 30일까지 대구 동구청앞에서 준공승인을 거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 ▲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 하자 관련 사진. ⓒ인터넷커뮤니티 갈무리
    ▲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 하자 관련 사진. ⓒ인터넷커뮤니티 갈무리
    급격하게 늘어난 부채도 새로운 '뇌관'으로 꼽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화성산업 부채총계는 6222억원으로 직전년 3892억원 대비 59.9% 급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7067억원)이후 14년만 최대치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168%로 1년새 59%p 증가했다. 이 또한 부채총계와 마찬가지로 2009년(188%)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위험기준인 200%에는 미치지 않지만 △2020년 47.1% △2021년 93.8% △2022년 109% △2023년 168%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만기가 1년미만인 단기차입금이 2022년 200억원에서 2023년 1380억원으로 590% 급증했으며 같은기간 장기차입금 및 사채도 1202억원에서 228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덩달아 차입으로 인한 이자비용도 1억7000만원에서 159억원으로 급증했다. 

    잠재적 재무부담 가중요소인 미청구공사와 미완성주택(미분양)이 부쩍 증가한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화성산업 미청구공사액은 1484억원에서 1952억원으로 증가했고 보유 주택자산도 181억원에서 371억원으로 증대됐다.  

    이처럼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오너3세'인 이종원 회장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급전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2022년 경영권분쟁을 마무리한 이종원 회장은 해외진출 및 친환경신사업을 통해 제2 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전망은 썩 밝지만 않다. 초기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적고 미수금리스크도 높아 단기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사업 경우 국제정세 악화와 현지정책 변화 등 변수가 상당하다.

    화성산업은 연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모한 '파키스탄 카라치 주거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근 이란·아프가니스탄 공습과 빈번한 테러 등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화성산업이 1분기중 첫 해외지사를 설립할 예정인 인도네시아 경우 해외기업에 비우호적인 건설시장과 정책 불안성 탓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예컨대 공공공사 입찰시엔 현지업체와 공동으로 참여해야 하고 외국지사는 3년내 실적이 없을 경우 영업연장이 불가능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구조가 주택에 치중된 중견 지역건설사 입장에선 사업다각화가 절실하겠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라며 "금리와 자잿값이 고점을 찍은 현상황에서 당장 수익전환이 어려운 친환경이나 해외사업 추진은 악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무리한 외연확장보다는 부채·유동성 관리와 부실시공 근절, 브랜드 신뢰도 회복 등 내실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