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펀드와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100% 공동인수…2대주주 지위 확보영업이익률 1.11% 10년래 최저치…영업익 '401억→117억→48억' 급락 매출 4374억원중 원가만 4115억…총수주잔액 1.5조중 94% '건축·주택'분양예정지 모두 초기분양률 전국 최하위인 '대구'…"외연확장 자충수"
  • ▲ 대구 수성구 소재 화성산업 본사. ⓒ화성산업
    ▲ 대구 수성구 소재 화성산업 본사. ⓒ화성산업
    대구지역 도급순위 1위 건설사인 화성산업이 메리츠자산운용 지분인수에 참여하면서 2대주주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올해 해외진출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주력사업인 건축·주택부문 위기타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침체 장기화전망 가운데 시도하는 만큼 업역확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성산업은 메리츠자산운용 지분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금융지주 자회사로써 총운용자산(AUM)이 3조원에 이르는 국내 중견 종합자산운용사다.

    화성산업은 사모펀드운용사인 KCGI(강성부펀드)와 함께 지분 100%를 공동인수했다. 6월 금융당국 승인절차가 마무리되면 화성산업은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화성산업이 메리츠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사업확장 및 수익구조 다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건설업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화성산업 측은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사업확장 및 수익구조 다변화와 부동산개발사업 참여기회 확보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별도기준 지난해 화성산업 영업이익률은 1.11%로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020년 401억원에서 2021년 117억원으로 급락(-70.6%)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48억원(-58.5%)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 42억원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수익성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다. 매출액이 10년새 최고치인 4374억원을 달성한 가운데 매출원가 역시 10년새 최대치인 4115억원을 시현하면서 원가율도 10년새 가장 높은 94.0%를 기록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는 화성산업이 주택경기 변동에 민감한 사업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최근 5개년 평균 건축·주택부문 매출비중은 80.6%에 달한다.

    게다가 3분기말 건축·주택부문 수주잔액이 1조5000억원으로 전체 약 94%를 차지하고 있고 착공에 들어간 경기 평택시 '평택석정공원 화성파크드림(5630억원)' 매출이 4분기이후 본격적으로 발생할 전망인 점을 고려하면 건축·주택부문 매출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이사 회장. ⓒ화성산업
    ▲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이사 회장. ⓒ화성산업
    문제는 최근 금리상승에 따라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부동산거래가 감소하는 등 분양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21년 12월 선보인 대구 동구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1458가구 중 952가구 일반분양)'과 지난해 7월 공급한 대구 북구 '화성파크드림 구수산공원(520가구)' 분양물량이 남아있는 데다 '평택석정공원사업' 역시 저조한 분양실적을 기록했다.

    '평택석정공원'은 지난해 12월기준 1296가구 가운데 절반이상인 67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동대구역 센텀'과 '구수산공원' 경우 화성산업 요청으로 정확한 잔여물량이 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이처럼 저조한 분양실적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평택석정공원' 경우 예정원가율이 93.5%로 타자체사업보다 수익성이 떨어져 분양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영업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게다가 분양예정 사업장이 모두 대구지역이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대구지역 초기분양률은 전국 최하위로 사업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1079가구, 6월)' △대구 수성구 '수성 센트럴 화성파크드림(156가구, 8월)' △대구 서구 '서대구역 화성파크드림(1594가구, 10월)' △충남 공주 '화성파크드림 공주월송(303가구, 12월)' 등 단지들이 연내 입주를 앞둔 만큼 적극적인 입주율 관리도 요구된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미착공현장이 모두 대구에 있다. 최근 대구지역에서는 다수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음에 따라 사업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라며 "손실이 발생했던 과거경험에 근거해 예정사업장에서의 분양 및 입주율추이, 대여금 증감추이 및 자금보충의무를 제공하고 있는 기타사업장에서의 추가손실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축·주택부문 리스크가 잔존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확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올해 국가기반시설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건축·환경·토목 등 관련 부서에 별도 TF팀을 꾸려 준비중이다.

    특히 연내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아시아권역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아시아 이외지역에도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이번 지분인수가 화성산업의 변화를 위한 첫 출발점"이라며 "경기둔화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기회로 삼고 해외진출, 수도권공략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변화로 미래경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더 짙다. 가뜩이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회사 영업현금흐름 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자칫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지만 주력사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금융, 해외건설 등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한 선택일 수 있다"며 "자충수가 될 수 있는 만큼 해외건설 경우 최적의 지역과 공종으로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주택브랜드 '화성파크드림'을 보유한 화성산업은 2022년도 시공능력평가순위 42위로 대구지역 1위 건설사다. 창업주 故이윤석 회장이 1958년 설립했다. 2세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동생인 이홍중 회장이 공동경영을 해왔고 지난해 3월 이인중 명예회장 장남인 이종원 회장이 3세경영을 이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