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K-콘텐츠 독식, 투자 확대추세토종 OTT 오리지널 콘텐츠 감소, 틈새공략제작비 지원·1조원 펀드 정책 뒷받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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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K-콘텐츠 비중을 늘리면서 토종 OTT는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정부 정책을 발판삼아 토종 OTT의 미디어 콘텐츠 역량이 강화될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국내 제작사 드라마 콘텐츠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토종 OTT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드라마와 영화 등 한국 콘텐츠에 4년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징어게임과 ‘더 글로리’ 등 메가 히트작 사례를 통해 K-콘텐츠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라인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올해 선보이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26개로, 이 중 15개가 드라마다.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캐럴 초이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전 세계 최다 시청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15개 중 9개가 한국 작품이었다”며 “한국의 콘텐츠와 제작업계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무빙’의 성공 영향이 컸다. 디즈니플러스는 무빙을 공개하면서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일일 이용자 수(DAU) 10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에서도 전 세계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9편을 예고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한 회당 제작비만 수십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웨이브가 투자했던 오리지널 드라마의 회차당 제작비는 12억~13억원 정도인 반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는 20억~30억원까지 지원한다. 특히 디즈니플러스가 선보인 올해 작품 라인업은 송강호, 김혜수, 차승원 등 최고 수준 출연료를 받는 배우와 유명 제작진을 내세우면서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모습이다.

    드라마와 영화 등 K-콘텐츠 역량이 글로벌 OTT에 집중되면서 토종 OTT 업체들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 편당 수백억의 제작비가 드는 드라마와 영화로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스포츠와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티빙이 향후 3년간 1500억원 규모의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따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테러맨’, ‘나노리스트’ 등 웹툰 IP에 기반한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 오리지널 라인업에 드라마를 제외하는 대신 예능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적자에 빠진 토종 OTT의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K-콘텐츠가 각광받는 만큼 해외 자본에 잠식되기 보다는 토종 OTT와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다.

    정부도 국내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OTT 업계와 ‘제작사 IP 확보 기반 OTT 플랫폼 연계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및 투자 협력’을 추진했다. 제작사와 OTT가 IP를 공동 보유하고, 이를 OTT내 편성하면 최대 30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정부는 민관합동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을 통해 제작비 세액공제를 30%까지 확대하고, 1조원 대 전략펀드를 신설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OTT와 경쟁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자본력에 밀려 토종 OTT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미디어·콘텐츠 역량을 확보하고 해외 플랫폼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 OTT 경쟁력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