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금 티웨이 3006억, 제주항공 4015억 각각 기록티웨이항공, 자본준비금 전입으로 결손금 해소 나서제주항공은 신중…화물사업 인수 등 투자 염두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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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항공·티웨이항공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엇갈린 배당정책이 눈길을 끈다. 양사는 현재 수천억원의 결손금을 보유해 배당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은 자본준비금을 활용, 배당 재원 마련에 나선 반면 제주항공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신중한 모습이어서 향후 투자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달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나성훈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등과 함께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승인의 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등판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배당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준비금은 자본전입과 결손금 보전 이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배당의 재원이 될 수 없지만 이를 이익잉여금(결손금)으로 전입하면 배당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해진다. 상법 제461조의2에 따르면 회사는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자본으로 전입시킬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022년 대비 156.5% 증가한 1조3488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394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매출 1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호실적 달성과 별개로 배당재원이 되는 잉익잉여금은 마이너스(-)인 결손 상태를 기록 중이다. 티웨이항공의 이익잉여금은 일본여행 불매와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162억원의 결손금으로 전환해 2020년 1273억원, 2021년 2757억원, 2022년 3875억원 등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흑자 전환하며 결손금이 3006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배당은 불가능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3453억원의 자본준비금을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결손금을 보전, 배당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승인될 경우 향후 주주 배당, 자사주 취득 등이 가능해지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매출이 1년 전보다 145.4% 증가한 1조7240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이 1698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쾌거를 올렸다. 매출은 2019년 1조3840억원 이후 4년 만의 1조원대 회복이자 사상 최대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뚜렷한 이익 실현에 따라 결손금 규모도 크게 줄었지만 배당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제주항공의 2019년 1028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코로나19 시기 손실을 지속함에 따라 2020년 1955억원의 결손으로 돌아선 이후 2021년 3130억원, 2022년 4959억원 등 늘었고, 지난해에는 4015억원으로 다소 축소된 상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6336억원의 자본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모두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면 결손금을 한방에 털고 2000억원 이상의 배당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과 같이 자본준비금을 활용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 모습으로, 향후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할 경우 수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애경그룹과 제주항공 모두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아 AK홀딩스에 배당이익을 안기는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티웨이항공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2대주주로 있어 이익분배 차원에서 배당에 대한 압박이 제주항공보다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