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출석률, 안건 찬성률 모두 90%대 기록아시아나 합병 급물살, 재무안전성 강화 요인조원태 회장“주주가치 제고로 신뢰에 보답할 것”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칼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메가캐리어 탄생에 앞서 주주 신뢰를 회복하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한진칼 제11기 정기주주총회는 위임장 포함 약 150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한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7개 안건이 모두 원안 가결됐다.

    한진칼 주총의 주주 출석률 및 찬성률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이번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6632만2241주 가운데 6143만692주가 참여해 92.62%의 참석률을 기록했다. 2018년 53.9%, 2019년 77.2%, 2020년 84.9%, 2021년 90.9%, 2022년 87.3%, 2023년 90% 등 출석률과 비교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99.62%의 찬성률로 가결된 것을 비롯해 모든 안건도 높은 찬성률을 나타냈다. 배성례 사외이사와 홍동표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송백훈 선임의 건이 모두 99%대 찬성률을 기록했고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홍동표 선임의 건도 98.34%의 찬성표를 얻어 원안 가결됐다.

    배성례 사외이사는 SBS에서 20년 이상 재직 후 대통령실 홍보수석 비서관, 국회 사무처 대변인, SBS 남북교육협력단 단장 등을 역임한 대외협력 분야 전문가다. 한진칼은 배 이사가 기업과 고객, 주주들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동표 사외이사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실장,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을 역임한 정책 및 경제 전문가다. 현재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으로 재직 중으로, 한진그룹의 현안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진칼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93.39%의 찬성표를 얻었다. 지난해 13명의 이사에 대한 보수 최고한도액 90억원 중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은 57억8000만원이다. 한진칼은 올해 14명의 이사의 보수총액 최고한도액을 작년과 동일한 90억원으로 책정했고, 주총에서 원안대로 가결됐다.

    과거 경영권 분쟁 당시 한진칼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한 찬성률은 50%대에 그친 바 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측과 표대결을 벌인 2020년 주총에서 한진칼 측 사외이사 후보자들은 50%대 찬성률을 받아 40%대 찬성표를 얻은 KCGI를 누르고 어렵게 선임된 바 있다.

    이후에도 2021년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모두 55%대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쳤고 2022년에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 60%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56%대 찬성표를 얻는 등 주주 간 신뢰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재무구조가 한층 강화됐고, 메가캐리어 탄생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며 조원태 회장이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칼과 한진그룹은 엔데믹 이후 경영실적을 빠르게 회복했고,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들 또한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코로나19 타격을 딛고 정상화에 성공했다.

    한진칼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재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4년 경영방침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그룹 재도약 기반 확보’로 정하고 새로운 시장환경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성장모멘텀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류경표 사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한진칼은 지주사로서 그룹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 자회사들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 한진그룹이 재도약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며 “또한 기업을 더욱 투명하게 경영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사회적 책임의 성실 이행에 힘써 주주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신뢰에 더욱 큰 가치와 책임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