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일 정상회담… 방산 협력 무게전략자산 유지보수 외 공동개발 및 생산 타진미국 진출 앞둔 조선·방산 기업과 경쟁 불가피
  • ▲ KF21 보라매ⓒKAI
    ▲ KF21 보라매ⓒKAI
    K-방산 훈풍을 타고 국내 방위산업 기업들이 미국 진출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일본이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함정, 전투기, 미사일 등 주요 전략무기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앞세워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우주, 에너지, 인공지능, 방위산업 등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 이후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도 준비 중이다.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은 9년 만이다.

    정상회담 주요 의제에는 양국이 무기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 등에서 협력하는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의 불규칙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안도 논의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사실상 무기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다 2014년 아베 신조 정권 당시 살상 무기를 제외한 방위 장비 수출을 일부 허용하다가 이제는 본격적인 수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안보 협력은 우리 방산기업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평화헌법에 묶여 일본의 방산 기술이 그렇게 뛰어난 것은 아니다"면서도 "문제는 기술력은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고,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소재 및 부품 기술력이 탄탄해 생산력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날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당장 전투기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 일본은 2030년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영국과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6세대 첨단 전투기 수출을 승인했다. 수출 대상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호주·인도·인도네시아·UAE 등 우리 방산기업들의 진출국가 겹친다. 수출이 가시화되면 한국항공우주(KAI)의 KF-21과 시장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노크 중인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에서도 잠재적 경쟁국이 된다. 미 제7함대 모항이 일본 요코스카에 있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 경쟁에 나선다면 위협적인 존재로 발돋움할 공산이 크다. A 조선소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한국과 일본 조선업계를 경쟁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적극적인 세일즈도 일본 무기산업의 강점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2월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항공·우주 분야 방산 전시회인 '싱가포르 에어쇼'에 처음 부스를 마련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도 영국 런런과 호주 시드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에도 이름을 올리며 세일즈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