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방산주 시장수익률 상회…상승기류 편승 분석 러시아‧우크라 및 중동 지역 등 지정학적 긴장감 재차 고조K-방산업체 글로벌 경쟁력 갖춰…수출 확장 및 M&A 기대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방산주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격화될 조짐과 함께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방위산업 관련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방산주들을 담은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방산Fn'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한 달간 9.05%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0.94%)을 크게 웃돌았다.

    해당 ETF는 국내 유일의 방산 ETF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한화오션 ▲LIG넥스원 ▲한화 ▲한화시스템 ▲현대위아 ▲풍산 ▲SNT모티브 등 방위산업 기업들을 담고 있다. 해당 종목들은 올해 들어 일제히 주가가 급등했다. 

    방산주는 러시아 대선을 전후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에서 러시아 최초로 5선 기록을 세우며 재선에 성공한 이후 4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벌어진 테러 사태도 러·우 전쟁을 더욱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라스노고르스크 한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가 발생해 139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하자 푸틴 대통령은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테러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스스로 배후임을 밝혔지만, 러시아 측은 오히려 이를 빌미로 삼아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전쟁으로 부족한 병력을 실질적으로 보충하기 위해 15만 명을 추가로 징집했다.

    이밖에 지난주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국제 정세를 불안하게 만듦과 동시에 방산주를 상승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우 전쟁은 2년이 지났지만 끝나지 않고 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휴전 논의가 어긋나고 있다"라며 "3년 동안 지속된 각종 분쟁은 각국의 무기 비축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국내 방산주들은 해외 수주와 수출 매출 확대로 미래가치가 당겨지고 있다"라며 "안보 불안이 해소되거나 수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단기 주가는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해당 전쟁으로 공동화된 유럽의 무기 수요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있어 평화 유지를 위한 안보 재건은 인프라 복구만큼이나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이라며 "직접 우크라이나 수출은 어렵더라도, 우크라이나로부터 촉발된 수요는 한국 방산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방위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점도 호재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은 적극적인 M&A 투자 및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변 연구원은 "진입장벽이 높은 방위산업에서 판로와 제품군을 늘리기 위한 M&A는 필수적이지만 한국 방산기업의 M&A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올해 발표된 LIG넥스원의 Ghost Robotics 인수 추진을 시작으로 폴란드, 사우디 등 수출계약에 힘입어 늘어나는 방산업체들의 현금을 통해 적극적인 M&A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방산주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자, 이들에 대한 주가 전망을 담은 리포트를 내놓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실제 하나증권은 지난 3일 구조 분석을 통해 방위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하나증권이 방위산업 관련 리포트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가 방위를 위한 내수 판매가 중심이었다면, 이제 국내 방산 기업들은 해외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라며 "한국의 무기 체계 수출‧수입 배수는 아직 1배 이하 수준으로 낮지만, 그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위 연구원은 "다수 국가의 수출‧수입 배수가 횡보세 또는 하락세임에도 한국만 가파르게 상승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 내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모습"이라며 "점유율 상승과 전체 파이 확대가 동반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