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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26일 ‘형사소송 1심, PD수첩 무죄’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송한 것에 대해 법조계며 시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방영된 PD수첩은 지난 2008년 ‘광우병’ 편을 만들었던 PD수첩 제작진이 지난 20일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구체적인 무죄 증거 자료를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MBC PD수첩 캡처 화면 ⓒ 뉴데일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PD수첩 방송에 앞서 해당 프로그램 방영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MBC측에 보내기도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왜곡-과장 방송으로 대한민국을 마비시켜놓고 ‘1심 승소’라는 것을 빌미로 또 ‘재방송’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PD수첩 제작진의 뻔뻔함이 놀라울 뿐”이라며 “합의부가 맡을 2심이 남아있는데 1심을 빌미로 재방송을 한 것은 악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PD수첩의 보도 내용 중 일부는 명백하게 오보로 판명이 난 상태. PD수첩은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인(死因)이 인간광우병(vCJD)이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방송했지만 실제 사인은 인간광우병과 무관한 급성 베르니케 뇌병변으로 최종 확인됐다.
지난해 6월 서울고법은 아레사 빈슨 사례를 포함, '주저앉는 소는 모두 광우병에 걸렸다고 느끼게 한 내용' 등 PD수첩의 5가지 방송 내용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PD수첩은 26일 재방송에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이 'CJD(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광우병과 무관함)'를 'vCJD(인간광우병)'라는 의미로 사용했고 로빈 빈슨이 자신의 딸을 수술한 병원을 상대로 낸 소장에서 ‘딸은 광우병으로 불리는 vCJD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며 허위 방송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시변) 관계자는 “항소심이 남아 있는데 MBC가 ‘무죄의 증거’라며 일방적으로 재방송하면 이후 재판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서석구 변호사는 “MBC가 자신에게 맞는 주장만 일방적으로 방송하면 사회적 갈등만 커질 것”이라며 “1심 판결을 내세워 MBC가 너무 오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 역시 “PD수첩이 자신이 있다면 인터뷰 내용이 모두 담긴 원본 테이프를 당당하게 공개해야 한다”라며 “원본 테이프 공개를 계속 거부한다면 인터뷰에서 필요한 부분만 의도적으로 발췌·조작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