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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인 시대에 자녀계획도 선택일 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의도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고 가정생활보다 개인의 인생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 최근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아이를 낳고도 출산장려금 지원기준 때문에 한푼도 받지 못한 유숙자(44)씨가곤히 잠든 넷째 아이 예담이의 손을 꼭 잡고 있다 ⓒ 연합뉴스 그야말로 ‘출산 파업’의 시대다. 이들이 이처럼 파업을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딩크족’인 직장인 김미연(32)씨는 “(아이를) 낳기만 하면 끝이 아니잖아요. 부모가 된다면 정말 잘 하고 싶은데 아직 자신도 없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아요. 좀 더 남편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기도 하고요…”라고 말한다.
즉, ‘가정’이 아닌 ‘사회’에서 자신의 삶의 보람을 찾고 있는 사회의 풍토에서 나온 결론인 것이다. 또, 자녀가 아닌 개인과 부부 중심의 풍요로운 삶을 꿈꾸는 결과로 해석된다.
◇ “아직 상황적 ‧ 경제적 준비가 덜 돼서…” = 올해 출산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47.7%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복수답변) ‘여건이 되지 않아서’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서’가 각각 45.5%와 42.1%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자녀를 키워줄 사람이 없어서’도 31.4%에 달해 주변 여건과 경제적인 이유로 자녀 출산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무런 문제 없어도 아이 낳기 싫어…” = ‘출산 파업’의 이유는 주변 여건과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출산 후 사회복귀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과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 역시 15.5%와 28.3%에 달했으며,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3.4%로 나타나 가정과 자녀보다 개인의 인생을 더 소중히 하는 젊은 세대 부부들의 인식 변화를 실감케 했다.
한편, 인생의 가장 큰 목표를 묻는 질문에서도 일반 부부와 딩크족과의 의견 차이가 분명했다. 일반 부부들의 경우 ‘화목한 가정’을 가장 큰 목표라 꼽은 응답자가 45.6%로 가장 많았고, 이어 ‘높은 경제적’ 32.6%과 ‘가족의 건강’ 11.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딩크족의 경우는 ‘높은 경제력’이라는 응답이 3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딩크족은 단순히 저출산과 가족붕괴에 대한 문제를 넘어, 이미 현대 사회의 표본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