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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 죽지 않았다?
그동안 반대단체가 토론회나 각종 매체에서 주장했던 내용이다. ‘죽지않은 생태계’인데 정부가 생태계를 살린다며 4대강 사업을 한다며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논리다.최근엔 한겨레가 4대강 사업구간 142곳의 수생태 조사 결과 72.5%가 ‘양호’ 24%가 ‘보통’ 3.5%가 ‘불량’이라는 보도를 했다. 2008년 환경부가 조사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것으로 민주당의 홍희덕 의원도 같은 주장을 했다.
또 하천의 직선화, 강바닥준설, 수생식물이동이 불가능한 낙차공 및 보 설치가 미래 4대강모습으로 ‘자연형 하천에 반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프레시안도 비슷한 보도를 했다.
프레시안은 환경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쓴 기사에서 “4대강 사업 구간 중 '수생태계 건강성 종합 지수'가 '양호' 이상의 판정을 받은 곳이 전체의 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미 양호한 4대강에 보건설과 준설로 더 파괴시킨다는 요지의 민주당 홍희덕 의원의 주장을 근거로 한 것이다.두 신문은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란 '하천의 서식 생물과 하천 환경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조사해 생태학적 건강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환경부는 A(최적)·B(양호)·C(보통)·D(불량) 등의 평가 등급을 나눠 종합 지수를 매기는 조사”라며 이 조사에서 ‘불량’등급은 3.5%밖에 안되니 결국 파괴되지도 않은 4대강을 살리기를 한다며 정부가 4대강을 도리어 파괴시킨다는 취지이다.
이 매체들과 야당의원은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했을까. 이들 매체나 야당의원들의 주장대로 ‘수생태계건강성 조사 및 평가 자료’라는 환경부에 펴낸 것이 맞다.
그러나 환경부는 해석이 잘못됐다며 현재 4대강 생태가 우수하다는 것은 오류라고 펄쩍 뛰었다. 4대강이 멀쩡하다면 4대강 사업을 왜 하겠느냐는 정도의 반응이다.일부만 보고 ‘생태계 양호’주장은 오류
환경부의 설명은 이렇다.
환경부는 “ 2008년 하천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4개 분야로 나누어서 평가한 결과, ‘생태 양호’ 비율이 어류는 11%, 부착조류는 45%에 불과하여 수생태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다만 “무척추동물이나 서식환경은 어류나 부착조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08년 4대강 본류 건강성 '양호'이상 조사지점 비율>조사지점
어 류
부착조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서식/수변환경
73(100%)
8(11%)
33(45%)
53(73%)
61(84%)
환경부 관계자는 특히 해석방법과 관련하여 “하천 생태계는 어류 등 4개 분야 모두가 건강할 때 생태계가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즉 이들 매체의 보도대로 4개분야 중 ‘서식환경’이 양호하다고 해서 생태가 전체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하다는 것은 오류라는 것이다.
“생태 악화” 주장했던 신문, 사업 시작하자 “건강한데 왜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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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매체의 보도대로 4대강은 그동안 생태가 멀쩡했을까? 이들 매체의 보도내용대로라면 스동안 4대강 수생태계가 좋다는 신문기사들이 있어야한다.
그렇지만 과거에 4대강 수생태가 엉망이라는 보도는 셀 수 없이 많다.역시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고 있는 경향신문의 2008년7월 22일자 기사를 한 예로 찾아보자.
“우리나라 주요 하천의 생태계 건강성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가 지난해 전국 5대 강의 수중 생물과 하천 환경을 조사해 발표한 ‘전국 5대강 수생태 건강성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천의 생물학적산소요구랑(BOD)는 양호하지만 수생태 건강성 평가 결과는 악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상 조사에서는 전체 구간의 48.2%가 ‘양호’ 이상으로 평가됐다. (생략) BOD 평가에서는 전체 구간의 65%가 ‘양호’ 이상으로 조사됐으나 바위에 붙어 서식하는 부착 조류 평가에서는 38%만이 ‘양호’ 이상으로 집계됐다. 어류 평가에서는 ‘양호’ 이상의 비율이 31%로 낮았다.“
한마디로 전국의 5대강의 건강은 더 나빠졌고 동식물은 특히 악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2007년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의 수질과 생태계 건강성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BOD ‘양호’ 이상 구간은 70%에 이르렀으나 어류의 ‘양호’ 이상 구간은 16.7%에 그쳤다. 영산강·섬진강도 BOD ‘양호’ 이상 구간은 73%로 높게 나타났으나 어류의 ‘양호’ 이상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전체 수생태의 건강성을 보면 ‘양호’구간이 26.3%에 불과한 한강본류가 가장 낮았고, 북한강(77.3%), 섬진강(68.6%)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다른 언론은 “강 생태 걱정” 반대매체는 “4대강 멀쩡”
지난해 환경부 자료를 인용한 국민일보의 보도는 반면 강 생태계 걱정으로 가득찼다.이 신문은 지난해 8월 4일자 기사에서 “영산강의 생태계가 다른 강에 비해 상당히 나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영산강을 ‘생태불량강’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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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환경부가 영산강 수계(본류 12개 지점과 지류 24개 지점)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조사한 결과를 보도하면서 “영산강 서식 어류는 38종으로, 섬진강 수계 57종, 낙동강 수계 58종, 금강 수계 69종에 비해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또 1988년 민간 조사(영산강 수계의 어류상과 영산호 내의 어류상 변화연구)에서 64종이 채집됐던 사실과 비교해 20년 만에 40%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영산강 수계의 물고기 중 한국 고유종은 12종으로 낙동강 수계 22종, 금강 수계 24종에 비해 적었다.”며 "영산강의 생태계 건강성이 나쁜 것은 수질 악화 때문"이라는 환경부의 분석을 소개했다.
한마디로 영산강이 ‘생태불량강’이라고 할 정도로 생태계가 망가졌다는 걱정을 기사에 담은 것이다.
올해도 '수생태 건강성' 편차 커올해 자료는 어떨까.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4~6월과 9~10월 두 차례에 걸쳐 5개분야(부착조류,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어류,서식,수변환경,생물서식처평가지수)에 걸쳐 조사해서 올해 발표한 내용을 보자.
자료에 따르면 전체 720개 지점 중 530개 지점(본류 75개, 지류 455개)을 조사한 결과 4대강 본류 구간(75개 지점)의 건강성은 분야별로 차이가 크고, 지류,지천에 비해 수생태계 건강성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서식-수변환경, 생물서식처 평가 분야는, ‘양호’ 이상 비율이 각각 63%, 88%, 89%로 대체로 좋은 편인 반면, 어류의 ‘양호’이상 비율은 7%로 전체 하천의 ‘양호’ 비율 29%에 비해 크게 낮았다.
저서성(底棲性) 대형무척추동물이란 물속 바닥이나 수초 주변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면서 눈으로 식별이 되는 무척추동물이다. 수중 곤충이나 재첩, 다슬기 등 연체동물이나 지렁이 거머리 등 환형동물류를 가리킨다. 수질 분석에서 수서곤충은 수질환경을 판단하기도 하는 등 중요한 지표가 된다.
◆09년 4대강 본류 ‘양호’이상(B등급이상)지점 결과부착조류
저서성 대형무척추 동물
어류
서식․수변환경
생물서식처평가
계(75)
32
(43%)
47
(63%)
5
(7%)
66
(88%)
44
(59%)
특히 4대강 본류 중 불량지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한 자료를 보면 강별 편차가 매우 심하다. 한강은 전체적으로 불량지점의 비율이 낮았지만 낙동강은 부착조류, 어류의 ‘불량’ 지점이 각각 55%, 60%였다. 금강의 경우 부착조류가 불량으로 조사된 곳이 60%나 되고, 영산강은 특히 어류가 불량한 지점이 76.9%로 매우 높았다.
이 내용을 종합해보면 강마다 특히 불량한 환경에 놓인 생물에 차이가 있긴 하나 수생태 복원을 위한 하천개선이 시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래 표 참조>◆4대강 본류 ‘불량’지점 비교
수계명
(지점수)
부착조류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어류
서식․수변환경
생물서식처평가
한강(27)
2
(7%)
3
(11%)
3
(11%)
0
(0%)
0
(0%)
낙동강(20)
11
(55%)
2
(10%)
12
(60%)
1
(5%)
0
(0%)
금강(15)
9
(60%)
3
(20%)
0
(0%)
0
(0%)
0
(0%)
영산강(13)
2
(15.4%)
1
(7.7%)
10
(76.9%)
0
(%)
0
(0%)
계(75)
24
(32%)
9
(12%)
25
(33%)
1
(1%)
0
(0%)
“눈 썩은 물고기 어떻게 먹어?” ...주민들의 체감 분위기는 더 절박이런 과학적인 통계자료가 아니라도 현장의 체감 불량도는 더 절박하다.
실제 금강의 경우 한 포구에서 잡은 물고기의 상당수가 눈이 이상하거나 등이 휘는 현상은 현지인들에게는 상식이다.
최근 부여에서 기자와 만난 부여개발위원회 김용태씨는 “충남도 특위가 생태 파괴된다며 4대강 안된다고 주장할 때마다 이 사진을 보여주면 대꾸를 못하더라”며 눈이 이상하고 등이 휜 물고기 사진을 보여줬다. -
한눈에 봐도 그만큼 금강물이 썩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가 또 없을 것 같았다.
지난 6월 만난 합천보 건설현장 모 부장은 “이곳에 처음 공사를 위해 투입 됐을 때 ‘물고기 매운탕 끓여 먹으면 되겠네요’라고 주민에게 농담을 건넸다가 주민들은 안 먹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었다”고 전하며 “이미 낙동강 곳곳이 물고기를 잡아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것을 비로소 알게됐다”고 말했다.
영산강에서 영산포 인근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도 “물고기가 있냐”는 질문에 “강을 건널때마다 악취가 진동하고 농업용수로도 못쓰는 물에 물고기가 있다고 해도 어떻게 먹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일부 반대측이나 반대 매체에서는 제기하듯, “강 생태계가 죽지 않았는데도 4대강 사업을 강행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자료로 보나 현장의 주민들 발언을 보나 억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