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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선언했던 현대·기아차(회장 정몽구)가 ‘쥐어짜기’ 관행을 없애고 협력업체에 살 길을 열어주기 위한 노력을 올해도 계속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23일부터 협력업체의 수출확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한편 작년 7월 협력업체와 함께 개최했던 ‘상생협력세미나’에서 논의한 정책을 바탕으로 1차 협력업체들과 함께 2, 3차 협력업체를 돕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1차 협력업체와 손잡고 2, 3차 협력업체 살리기 나서
협력업체 및 ‘뿌리산업(대형 협력업체에 납품하는 소규모 제조업체들의 생태계)’ 살리기를 위한 현대·기아차의 노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공개하게 된 것은 작년 7월부터.
현대·기아차는 작년 7월 27일 경기도 화성에서 이현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회장, 오승국 현대·기아차 부품구매개발담당 부사장 등 현대·기아차 관계자와 1ㆍ2차 부품 협력업체 대표 등 2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상생협력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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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대·기아차는 세미나 참석대상을 2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현대·기아차와 협력업체들은 ‘협력업체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현대·기아차와 1,2차 협력업체간 상호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상생협력을 확산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세미나 당시 협력업체 상생 협의체 구성원들은 ▲현대·기아차가 진행 중인 협력업체 지원제도 ▲2·3차 협력업체들의 부품 품질 확보 방안 ▲R&D 부문 우수 상생협력 사례 발표 등을 통해 협력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상생협력 확대를 보다 구체화 하는 방안을 논의했었다. 이 세미나는 이후에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 ㈜대승 류동택 대표는 “세미나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상생협력 지원 제도를 쉽고 자세히 설명해줘 도움이 되었다”며 “현대·기아차 와 함께 ‘뿌리산업’을 구성하는 2·3차 협력업체들을 위한 상생경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또한 1차 협력업체가 2ㆍ3차 협력업체와 함께 참여하는 ‘자동차산업 상생협의체’ 구성과 활성화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1차 협력업체가 주관하는 ‘1차 및 2, 3차 협력업체간 상생협의체’는 현재 200여 개 업체로 구성돼 있으며 공정거래 관행의 정착과 2, 3차 협력업체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개선함으로써 합리적이고 공정한 상생 협력 문화 정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노력은 1차 협력업체와 함께 2, 3차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 그들의 어려움을 듣는 실천으로도 이어졌다.
현대·기아차 상생협력 노력, 2·3차 협력업체 및 뿌리산업으로 확대
작년 7월 윤여철 현대·기아차 부회장 등 경영진은 1차 협력업체 대표들과 함께 경기도에 있는 효창전기, 지이엔㈜, 다이나캐스트코리아 등 2차 협력업체를 방문해 경영상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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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이 자리는 고객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 품질을 확보하고 1·2차 협력업체간 거래관행을 개선해 ‘뿌리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자동차산업 전반이 동반성장을 하고자 시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작년 5월부터 두 달 동안 1차 협력업체들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합동 TFT’를 구성, 1,200여 개 2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방문 점검활동을 실시한 뒤 현대·기아차 연구소, 구매, 품질 부문과 1차 협력업체로 구성된 ‘품질·기술 지원 합동 TFT’를 운영하면서 2차 협력업체들의 보안, 안전, 부품 공정 개선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품질 문제 예방 및 관리시스템 운영 등에 대해 자문해주고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들의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1차 협력업체의 대금지급형태를 조사하고, 2차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 대금수령조건 및 납품대금의 원활한 지급 여부를 조사해 우수 활동을 보인 1차 협력업체에는 각종 인센티브를, 불합리한 처사가 발견될 시에는 개선 권고 및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의 원자재 수급 안정 지원도
현대·기아차의 상생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부터 주요 원자재인 철판을 일괄 구입한 뒤 협력업체에 구입가격으로 공급해 주는 ‘사급제도’를 2·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 적용하고, 1차 협력업체 부품가격에 반영된 원자재의 국제시세 인상분이 2·3차 협력업체 납품가격으로 ‘떠넘기기’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점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철판 사급’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원청업체가 모두 흡수하는 형태로 주목을 끈다. 현대·기아차는 철판 외에 주요 원자재에 대해 분기별로 국제 시세나 시세변동폭 5%를 기준으로 가격을 변동시켜 납품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원자재 가격 조정에 따른 혜택을 1차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2ㆍ3차 협력업체들까지 파급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점검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우수한 1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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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들도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해외에 진출한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는 1차 협력업체 250 여개, 2, 3차 협력업체 220여 개 사에 이르고 있다. 덕분에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으로 수출하는 2·3차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 비율과 규모도 2009년 3조1,748억 원에서 2010년에는 53% 가량 증가한 4조8,48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2, 3차 협력업체들의 안정적 매출증대와 경영 안정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의 상생협력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 기술자들을 현대·기아차에 파견해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게스트엔지니어링 제도’, ▲협력업체들의 신기술 제안 및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은 ‘R&D 협력업체 테크데이’, ▲협력업체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동차 시트 분야 전문 학술대회인 ‘시트 R&D 심포지엄’ 등 R&D 분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가진 기술을 협력업체에도 전파
‘게스트 엔지니어 제도’란 협력업체 엔지니어를 현대·기아차로 파견하도록 해 설계지원 등에서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하거나 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협력업체는 이를 통해 협력업체 엔지니어들은 부품설계 구상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문제점 발견 및 개선 등에도 동참할 기회를 얻게 된다. 실제 2008년에만 61개사 254명의 엔지니어들이 현대·기아차에서 근무했다.
또한 기술력에 자신 있는 협력업체 중 단독으로 전시회나 기술 세미나를 열기 어려운 업체들에게는 ‘R&D 협력업체 테크데이’라는 이름으로 신기술 제안 및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 ‘R&D 협력업체 테크데이’는 지난 2006년부터 열리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신기술 공동 전시회’에서는 파워트레인(5개사), 섀시(9개사), 의장(5개사), 차체(5개사), 전장(2개사) 등 26개 협력업체에서 133여 개의 자동차 관련 신제품을 공개했고, 19건의 세계 최초 신기술과 85건의 국내 최초 신기술, 현대·기아차에 처음 적용되는 신기술 29건이 전시된 바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해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해외시장에 널리 알리고 이와 더불어 협력업체들을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에도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