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주주권 행사 어때서? 환영",곽 "통찰력 있는 의견 존중해야",재계, 반대하다 당황,
  • ▲ 지난 21일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출근한 이건희 회장 ⓒ 연합뉴스
    ▲ 지난 21일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출근한 이건희 회장 ⓒ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의 '연기금의 대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발언에 대해, "오히려 환영한다"고 적극적인 찬성의견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곽 위원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별로 신경 안 쓴다"며 "공개적으로 주주권한을 행사하게끔 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이 회장의 발언을 두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찬성하는데, 반대하는 내부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그런지 모르겠다"고 재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곽 위원장은 "자본주의 발전에 대한 철학이 없어서 또는 관료화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 회장이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 우리 자본주의의 혁신과 진화를 위해, 기업관료 계층이나 경제단체들과는 달리, 이 회장이 매우 통찰력 있는 의견을 보인 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이나 이 회장이 같은 주주의 입장이기 때문에 거대 관료화되지 않기 위해, 또 지속적 혁신을 바라고 있어서 그렇다"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앞서 지난 26일 열린 '미래와 금융 정책토론회'에서 삼성전자를 대표적인 예로 거론하며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이어 27일에도  "시장과 기업의 힘이 세져서 정부는 힘도 하나도 없다. 대기업의 힘이 정부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거듭 대기업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MBN 뉴스 <M>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은 연기금이 (대기업이) 무서워서 못한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대기업들은 20~30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약간의 대기업들은 관료주의에 약간 빠져서 그해 그해 경영성과에 만족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연기금 주주권 행사 강행과 관련해선 "대통령 재가를 받을 거면 대통령 말씀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건 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하면 되는 거다. (대통령) 의중이 있고 없고는 의미가 없다"며 밀어붙일 생각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한편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28일 곽 위원장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가) 학자로서의 개인 의견이다고 했는데, 청와대 내부에서도 (곽 위원장 말에) 공감할 수도 있고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재계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연-기금 사회주의'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공식적인 반대를 표시했지만, 이번 발언이 단순히 곽위원장의 개인 의견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차에 이 회장의 찬성론이 나오자 경제계는 특히 당황해하는 모습들이다.

    한편, 이 회장은 삼성의 중국어 특기자 우대 방침과 관련, "중국은 아무래도 커가는 나라이고, 영향력도 커지는 나라"라며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날로 세 번째 서초동 사옥에 출근하는 이른바 '서초동 삼성전자 출근 경영'을 계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