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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4일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전반기 신규사업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을 반영해 확정·고시하면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3개 노선 동시착공 여부도 그렇고, 무엇보다 12조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문제다.
이 사업을 최초 제안한 경기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GTX사업은 경제성이나 수익성이 좋아 민간회사들이 민간자본을 부담해 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란 것이다. 국가재정사업이 아닌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될 것이기에 사업비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민간자본을 빼면 실제로 국가나 지자체가 부담하는 금액은 전체 사업비의 20%인 2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경기도가 부담할 사업비는 2500~3000억원이다. 도 재정과 6~7년 공사기간을 고려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도의 주장이다.
GTX 건설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것은 확실하지만, 정부고시사업일지 민간제안사업일지는 방향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GTX 건설에 드는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부대사업과 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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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건설회관에서 열린 ‘철도건설재원 확보방안 세미나’에서 박재홍 수원대 도시부동산개발학과 교수는 “경기도는 개발에 따른 부담금으로 추가 철도예산 확보가 가능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복지나 국가균형발전에 드는 비용 때문에 불확실하다”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철도역세권개발을 통한 철도재원 마련’을 발제한 박 교수는 “역세권으로 지정되면 ‘국가통합 교통체계 효율화법’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 ‘도시 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이 적용돼 용적률 상승으로 민간참여를 높일 수 있다”며 GTX 역세권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PF(project financing)가 막히면 대형건설사도 힘들 수 있기 때문에 GTX 건설 컨소시엄 구성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 첫머리에 박 교수는 지난해 9일 GTX공청회에서 나온 재원조달방식을 기준으로 정부와 경기도의 재원확보 가능 여부를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당시 공청회에서 GTX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를 발표한 교통연구원은 GTX 총사업비를 10조4800억원으로 추산하고, 총사업비의 50%(5조2400억원)를 민간이, 나머지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중 정부 부담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개발부담금으로 나뉜다. 국가가 사업을 주도하는 정부고시사업으로 하면 개발부담금(2조4천억원)을 뺀 2조8400억원을 75:25 비율로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부담한다. 그러면 중앙정부가 2조1300억원, 지자체는 71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 정도 부담은 정부와 경기도 모두 무난하다고 박 교수는 평했다. “사업기간을 볼 때 국토부가 매년 2500~2600억원의 GTX건설 보조금을 확보할 수 있고, 경기도 또한 1년에 1천억원 이내의 GTX 철도예산은 확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개발부담금에 대해서는 도가 2조4천억원 중 동탄신도시에서 1조480억원을 이미 확보했다며 “나머지 비용도 시가화예정지 개발이나, 광교신도시 2개 규모의 대형사업을 한다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근본적으로 GTX 재원확충을 위해서는 정부가 교통시설특별회계의 계정 간 배분비율을 조정하고, 승용차 특소세 일부는 철도계정으로 편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도 “교통시설특별회계 계정별 배분비율이 도로든 철도든 획일적으로 규정돼 있다”며 “교통시설의 중요성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약을 거쳐 투자재원을 분담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통시설투자재원의 경제학적 조망’을 주제 발표한 옥 교수는 ‘재정의 공유지 문제’나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예로 들며 각각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국가재정을 개인 이득의 극대화에 이용하려다 발생하는 ‘재정의 공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타당성 평가를 강화해 강제적 조정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간 갈등이 조정되지 않아 국책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은 “수혜자가 자발적으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하면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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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도건설 재원조달 사례’를 발제한 김태규 일본 KJTC㈜ 대표는 “광역철도를 건설할 때 재원조달을 차입금에 의존하면 이자 부담으로 경영 압박이 심해진다”며 “최초 건설비에 대한 보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절한 역할·책임·비용 분담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박창호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장영수 국토해양부 과장, 윤정식 기획재정부 과장, GRI 이상대 박사, 오세준 이원이엔지 대표, 현대산업개발 박상일 부장 등이 참여해 재원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경기도가 주최, 대한교통학회·도시정책학회·경기개발연구원·GTX포럼 주관, 국토해양부 후원으로 열렸다.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 GTX사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최민성 도 철도항만국 GTX과장은 “철도 관련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등이 머리를 맞대 GTX 건설재원 확보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보자는 취지하에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며 “세미나에서 도출된 대안들이 정책에 반영돼 정부고시사업이든 민간제안사업이든 하루빨리 GTX사업이 절차대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