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10일 "회사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정리해고를 무조건 철회하라는 것은 기업과 임직원이 모두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과정에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또 정리해고자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 등의 대책을 제시하면서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했고,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며 동행한 이재용 사장, 김성회 부사장, 이용인 재무담당 상무, 이상열 영업담당 상무와 함께 4차례나 고개를 숙였고,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하다 잠시 울먹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정리해고 철회요구와 관련한 입장은.
    ▲인적 구조조정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무조건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은 회사의 체질개선 등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 기업과 임직원이 모두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다.

    --복직약속 요구가 있는데.
    ▲3년 이내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한진중공업 가족들을 다시 모셔 올 것이다.

    --경영 정상화 기준은.
    ▲영도조선소는 부지가 8만평밖에 되지 않아 세계적인 추세인 선박 대형화를 따라갈 수 없다. 영도조선소 규모에 맞는 특수한 선박을 수주해 특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간 조립량이 14만~15만t가량 된다면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한다.(이재용 사장 부연설명)

    --정리해고자 대책은.
    ▲이번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자녀 2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 또 임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을 위한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협력사에 대해서는 경영성과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장기 국외체류가 도피성 출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가장 중요한 일감 확보를 위해 단 한 척의 배라도 더 수주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세계 어느 곳이든 선주가 있으면 항상 찾아다녔다. 이번에도 북유럽을 다녀왔지만 어느 회사인지는 영업상 비밀이어서 말씀드릴 수 없다. 현재 영도조선소 도크가 비었기 때문에 납기를 앞당기려는 몇몇 선주들과 얘기하고 있다.

    --17일로 예정된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 참석여부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 많은 분이 왜 제가 이번 상황의 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서지 않느냐면서 국회 청문회를 비롯한 공개석상에 나타나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 경영 책임자로서 회사와 임직원들의 회생을 위해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다.

    --희망버스 등에 대한 입장은.
    ▲당사자간 합의를 무시한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고공농성, 시위, 집회 등 불법적 압력에 의해 정당하고 합법적인 경영활동이 힘들어진다면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다.

    --영도조선소를 폐쇄하고, 수빅조선소로 이전한다는 설이 있는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수빅조선소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를 포기하거나 부산 영도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과 정상화까지 현 상태의 고용을 유지할 것을 약속한다.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동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설득할 계획은.
    ▲우선 장기간 올라가 계신 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건강이 우려된다. 그곳에 계신 게 한진중공업과 협력업체 임직원 몇천명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조속히 내려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