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포털사이트 등에서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잇따라 대량 유출되자 카드사와 할부금융사들이 피해 방지를 위해 고객의 비밀번호 변경을 독려하고 있다.

    25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삼성카드, 비씨카드, 신한카드, 하나SK카드 등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인터넷 포털사이트 해킹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해 홈페이지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공지했다.

    이처럼 카드사와 할부금융사들이 고객 비밀번호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최근 다른 사이트의 대량 해킹사태로 자사 고객과 관련된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고객이 불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말에 국내 3대 포털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네이트에서 3천5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최대규모의 해킹 사고를 주목하고 있다.

    카드사와 할부금융사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 싸이월드 등에서 쓰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자사 홈페이지 로그인 시에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5명 중 1명 정도는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각종 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최근처럼 해킹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에 접속하는 비밀번호는 다르게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 175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곤욕을 치른 현대캐피탈과 관련 회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최근 다른 회사의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해킹돼 대량의 고객정보 유출이 발생했다면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포털사이트나 다른 금융사와 같은 홈페이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고객은 비밀번호 도용을 통한 금융사고를 막고자 비밀번호를 바꿀 것을 공지했다.

    주민등록번호와 생일 등 개인정보와 관련성이 높은 문자나 숫자 사용을 자제하고 안전한 개인정보 유지를 위해 3개월에 한 번씩은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게 좋다며 자세한 요령까지 알려줄 정도다.

    현대카드는 이달에만 3차례 고객 서비스를 일시 정지하면서까지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 작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현대카드는 지난 21일에 홈페이지 로그인이 4시간 정도 중단됐으며 지난 6일에는 3시간 동안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지난 4월 고객 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해킹 등 고객 정보 보안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고객의 처지에서 가장 확실하게 해킹 피해를 막을 방법은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는 것밖에 없어 이같은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지난달 26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고객 정보가 유출돼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다른 사이트와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고객은 반드시 비밀번호 변경을 권고했다.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하나SK카드도 최근 포털업체의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고객의 안전한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비밀번호를 변경해달라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