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6차분 수령 자신..獨 총리, 그리스 지원 의지 확인 2차 지원안 수정 여부에 관심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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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내달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이 제공하는 1차 구제금융 중 6차분(80억유로)을 받아 임박한 국가부도 위기를 넘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6차분 집행은 10월에 결정될 것이다. 그리스의 자금 수요에 맞춰 제때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나 다른 유럽 국가가 파산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어리석다"며 6차분 수령을 자신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가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 연차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와 내놓은 첫 공개 발언이다. 그는 현지에서 크리스틴 라가드르 IMF 총재,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만났다.
그리스 정부는 내달까지 1차 구제금융 중 6차분을 받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된다.
6차분 집행은 애초 9월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른바 트로이카(유럽연합·ECB·IMF)가 지난 2일 그리스의 긴축 프로그램 이행에 대한 점검을 중단해 그리스를 부도 위기로 몰아넣었다.
IMF는 성명을 통해 "트로이카가 이번 주 아테네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이카의 점검 재개는 그리스가 6차분을 받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선다는 의미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내달 트로이카가 제출할 점검보고서를 토대로 6차분 집행 여부를 결정한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국고가 바닥나기 전에 6차분 집행이 이뤄질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때맞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산업협회 연설을 통해 그리스의 구조조정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가능한 한 모든 협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모두 그리스가 강건해지기를 바란다. (그리스에 관한) 나쁜 뉴스들이 계속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리스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리스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금융시장에 줘야 한다"며 그리스의 자구노력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정부는 트로이카의 점검 중단으로 디폴트 위기가 고조되자 부동산 특별세 도입, 공공부문 감원, 공무원 임금 삭감, 연금 삭감, 소득세 면세점 인하 등의 추가 긴축 조치들을 잇달아 내놨다.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지원 의지를 확인한 것은 이런 추가 긴축 조치들이 나온 이후다.
그리스가 6차분을 받게 되면 7차분 집행을 위한 점검이 예정된 오는 12월까지 시간을 번다.
이때까지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한 유로존 각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7월21일 1차 구제금융(1천100억유로)과 별도로 1천9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추가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민간채권단도 그리스 국채를 장기 국채로 교환·롤오버해 400억유로를 기여하도록 하는 방안(PSI)도 추진하기로 했다.
2차 구제금융 재원은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를 활용하기로 함에 따라 유로존 각국이 EFSF의 대출 여력 확대를 승인해야 한다. 또 재정 위기가 이탈리아 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수단으로서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EFSF 역할 확대도 승인돼야 한다.
오는 29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표결될 EFSF 확대가 승인되면 슬로바키아 등 2차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회원국의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메르켈 총리는 지난 25일 독일 공영방송 ARD TV에 출연, 법안의 의회 승인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질서있는 디폴트' 허용, EFSF 기금 2조 유로로 확대, 유럽은행 자본재확충 대규모 지원 등으로 이뤄진 `그랜드 플랜'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확정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가 대폭 수정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로존이 그동안 역내 재정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는 배경 설명이 붙은 `그랜드 플랜'에 대해 독일, 그리스 등은 부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