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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지난 7일로 끝났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면서 ‘맹탕’으로 마무리 됐다.
여야는 온통 ‘후보 띄우기’에 혈안이 돼 국감은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났다. 여당은 선거대책위 출범에 전력을 다했고 야권은 단일후보 경선을 두 차례나 치르는 등 20일간의 국감 일정이 선거로 덮어 씌워 졌다.
그러니 국감이 무성의하기 짝이 없을 수밖에 없다. 의원들은 자신의 질의 시간에 맞춰 잠깐 들르기 바빴고 반말과 막말은 물론 소리만 지르다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특히나 여-야 의원들의 ‘막말 국감’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감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반말을 쏟아냈다. 대권을 꿈꾸는 의원으로서 겪이 맞는지, 자질론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국토위의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수자원공사 국감당시 여당 의원 질의 도중 다섯 차례나 끼어들어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했다. 국토해양부 국감에서도 김 의원은 권도엽 장관을 향해 “입 다물어”라고 말해 국감이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물가 급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복지정책 등 쟁점현안에 대한 정책대결은 실종된 상태였다. 그나마 의원들이 앞 다퉈 발표한 자료들 역시 전년도와 비슷한 재탕, 삼탕이 주를 이뤘다.
국정감사는 ‘행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감시, 비판해 국정을 바로 잡는 국회 본연의 중요한 임무다. 그러나 18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은 의원들의 외면으로 피감기관의 연례행사로 전락해 버렸다. 그들 스스로 국회의 필요성을 의심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국회의원의 목표는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있다. 다음 선거에 당선돼 의원직을 오래도록 누리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뜻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속았다”, “다 똑같다”라는 말은 접어두어야 한다. 대신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자격미달의 의원들을 국회에서 내쫓을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