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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총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5.35%였지만, 올해 9월 말에는 5.86%을 기록, 9개월 만에 0.51% 포인트나 뛰어올랐다. 8월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27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9개월 새 무려 3조2천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5.81%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9개월 만에 무려 1.25% 포인트나 뛰어올라 올해 9월에는 7.06%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7%대로 뛰어오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은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일반신용대출과 집단대출로 나눠지는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2008년(8.44%)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8%대로 뛰어올라 지난 9월 8.27%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급등은 신용대출만의 얘기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2009년 말 4.85%, 지난해 말 4.71%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들어 0.52% 포인트나 상승해 9월 말 5.23%에 달했다.
1억원의 주택대출을 빌린 사람이라면 52만원, 2억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104만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대폭 올라 이에 연동되는 신용대출 금리도 많이 올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CD금리 상승폭은 0.78% 포인트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1.25%포인트나 올랐다. 결국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해서 곳간을 채웠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8월 말 신용대출이 중단된 후 9월 들어서도 상당기간 대출 승인이 나오지 않았다"며 "대출이 억제되면 자연히 대출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이 서민가계에 주름살을 지운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에서 연간 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저소득 가구의 대출 규모는 2009년 말 57조 원에서 올해 6월말 85조 원으로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늘어난 가계대출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소득은 줄어든 반면, 전셋값 상승과 고물가 등으로 생계비가 늘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중·고소득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8% 증가에 그쳐 저소득층의 대출 증가율이 다른 계층의 6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원금을 갚지 못하고 이자만 내는 이른바 '취약 대출' 18조 원 가운데 35%인 6조3,000억 원 정도가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와 가계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추정하는 ‘취약 대출'은 약 100만건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26.6%에 달하고 있다.
특히 13.6% 가 올해 하반기에, 21.2%가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등 총 34.8%의 ’취약 대출‘ 에 대해 금융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들 취약 대출은 주택가격이 폭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하는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원리금 상환부담을 견디지 못해 보유 주택을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