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0조원 넘어서고 수출기업으로 변신반도체 경기불황, 리더십 위기 등 극복해야
  • SK그룹이 반도체 사업이라는 또 하나의 성장축을 마련했다.

    11일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사실상 인수를 확정지었다.

    SK그룹이 하이닉스의 새 주인이 되는 것은 내수위주의 사업구조에서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정유와 통신 등 정체한 내수산업에서 글로벌 성장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그룹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작년말 기준 자산총액 97조원인 SK그룹이 16.1조원인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자산이 100조원대를 넘어 재계 3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된다.

    재계 2위인 현대차의 자산 총액은 126.7조, 4위인 LG는 90.6조 수준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불황 속에서 관련 산업에 경험도 없이 뛰어듦으로써 극복해나가야 할 점들도 만만찮다.

    SK는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그룹의 '제3차 하드웨어'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970년대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면서 산업의 수직 계열화를 갖춘 것이 그룹의 '제1차 하드웨어' 완성이다.

    1993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4천271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수함으로써 '2차 하드웨어'를 완성했다.

    SK는 두 차례 사업의 틀을 바꾸는 과정에서 매번 크게 도약했다.

    1973년 선경석유를 설립한 고 최종현 회장은 1974년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석유에서 섬유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확립시키는 목표를 정했다.

    1980년 대한석유공사가 민영화되자 이를 인수, 당시 그룹의 숙원이었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1980년대 초반 최종현 회장은 그룹의 장기 경영목표를 정보통신사업으로 정하고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얻었으나 특혜 시비가 일자 반납하고 이듬해 한국이동통신을 다시 인수했다.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1953년 4월8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수원시 권선구 평동 4번지를 매입해 선경직물을 설립하면서 역사를 시작한 SK그룹은 석유사업과 정보통신사업이 성장의 두 축이 돼 왔다.

    하이닉스는 석유와 정보통신에 이은 새로운 성장의 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앞길이 만만치는 않다.

    당장 선물투자 손실 보전과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이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을 대상으로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검찰의 수사와는 별도로 그룹이 정한 애초 목표를 밀고 나간다고는 하지만, 리더십의 위기는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다.

    반도체 경기불황 속에서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된다는 것도 향후 영업 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소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현재 D램 가격이 최저수준을 보이는 등 반도체 업황이 '바닥'이라고 보고 있지만 반등이 언제가 될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삼성증권 강지훈 애널리스트는 "SK는 정유와 통신 등 내수위주의 산업구조로 인해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은 적이 없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은 하이닉스가 자체 능력으로 커버를 한다고 해도, 업황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다면 자금난에 몰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