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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이 사회적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주차장, 카페 등을 직접 운영해 고객도 끌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사회적 기업은 현재 온양온천시장, 양동시장, 부전시장, 화지시장 등 4곳이 시범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부산의 부전시장은 부전철도역과 연계한 시장통 골목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시장상인들은 직접 '시장통 상인해설사'로 나서 가이드 역할을 한다. 지역작가들의 아트상품 등을 판매하는 '낙타숍'에서 방문객들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온양온천전통시장의 사회적 기업인 (주)온양온천시장은 아산시에서 위탁 받아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내에 온천시장 홍보관인 시장 카페도 운영한다. 조만간 농산물 공동구매는 물론 직거래 소비자를 위한 택배사업과 홈쇼핑 쇼핑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힘겨운 경쟁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 (SSM) 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전국 1500여개 전통시장의 전체 매출은 지난 2006년 29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4조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상인들의 평균 나이도 53.7세로 높아진데다 이렇다할 조직체도 없다보니 서비스 의식과 수준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주차장 운영, 배송서비스, 자판기ㆍ카페 운영 등을 통해 손님들의 발길을 시장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 사회적 기업 도입의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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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지난 7월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전통시장 상인조직을 활용해 2013년까지 일본의 ‘마치즈쿠리 미타카’ 같은 사회적 기업 100곳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경쟁력을 갖춘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서민 일자리를 늘리고, 대형마트와 경쟁을 통해 물가를 끌어내리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마치즈쿠리는 우리말로 ‘마을 만들기’ 라는 뜻이다. 일본 도쿄 미타카시는 지난 1999년 민간기업과 함께 2억7500만엔을 출자해 '마치즈쿠리 미타카'라는 주식회사를 세웠다. 약 50여명의 사원이 근무하는 이 회사가 지역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독특하다. 마을의 주차장, 지역농원, 공원, 커뮤니티센터 등을 관리하거나 공공시설에 대한 자원봉사 활동을 조정하는 일을 한다. 지역 소규모 기업을 지원하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한다.
한마디로 마을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이 주식회사는 연간 8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마치즈쿠리는 지자체와 시민단체 지역주민 지역 기업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모델이다. 시민단체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구상을 지자체에 제시해 승인을 받으면 지자체와 지역기업이 출자해 주식회사를 세운다. 시민단체는 마을 만들기를 담당하는 이 회사에 각종 정책과 마을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댓가를 받는다. 시민단체는 이 돈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일본에는 이같은 마치즈쿠리 주식회사가 지난해까지 모두 400개가 창립돼 활동 중이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해 신용보증 지원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는 보증비율을 85%에서 90~100%로 확대하고 보증료도 1.2%에서 0.5%로 우대할 계획이다. 평가체계도 재무 및 자산 위주에서 사회적 적 수행충실도 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기반시설 설치 지원은 정부 예산을 투입하되 운영은 사회적기업이 맡아서 하는 구조다.
중기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주차장과 고객문화센터와 같은 기반 인프라 사업과 캐릭터 개발, 이벤트, 문화축제 등의 경영개선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