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앞서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네덜란드는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유럽의 무역 중심지로 부상했다.

    하지만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해 경제가 대외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제 교역이 급감했던 2009년에는 무역 1조 달러 클럽에서 탈락했다.

    지식경제부는 9일 한국에 앞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국가들의 성장 과정과 이들 국가가 던지는 시사점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2007년 무역 3조 달러를 달성한 미국은 산업구조를 소프트웨어 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대외원조기관인 무역개발처(USTDA)를 통해 미국 기업의 신흥국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는 등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무역 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정부부채(GDP의 102%)와 가계부채(가처분소득의 110%),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는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 진출에 힘입어 2004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중국은 3년 만인 2007년 2조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 11월 3조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실한 제조업 기반은 중국 무역의 지속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됐고, 수출품목의 다변화 및 신흥국 수출확대로 외부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대비했지만,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때문에 인력부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무역 2조 달러를 달성한 독일은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의 균형있는 발전으로 대외경제의 충격에 강한 구조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신규 산업의 전문인력 양성 대책이 미흡해 현재 IT나 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의 전문 기술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이탈리아는 지역별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가구, 의류, 안경테, 기계장비 등 전통산업 분야에서 세계 일류의 중소기업 경쟁력을 확보했고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명품화하는 국가브랜드 전략을 추진해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대규모 투자를 이끌 수 있는 대기업이 없고, 전통적인 산업에 치중해 첨단 및 지식기반 산업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은 지식 및 문화·콘텐츠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기술 및 지적재산권을 상용화하기 쉬운 환경 기반을 구축했다. 또 국가의 규제를 최소화 해 유망분야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하지만 경제성장 과정에서 금융·서비스 산업이 비대해지면서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것이 경제구조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 차세대 에너지 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일본 제조업의 강점인 기술력을 활용해 제품과 인프라의 수출 연계를 모색해 성과를 거뒀지만 고령화, 소비인구 감소, 과도한 정부부채, 지속적인 엔고 현상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약화됐다.

    프랑스는 중소기업 기술혁신과 수출 지원을 위해 국가수출지원 기능을 통합하고 기관 간 역할을 조정했지만 일부 우량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경쟁력 차이가 확대되면서 시너지 효과 창출에 고전하고 있다.

    또 높은 인건비 등 고비용 생산구조로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지속되면서 국내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