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달러 환율 3.7원 오른 1461.3원에 개장 정부 환시장 개입 직후 환율보다 20원 넘게 급등 '1500원 진입 공포' 시장에 다시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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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60원선을 넘어서면서 외환시장에 '1500원 진입'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대미(對美) 투자 집행까지 겹치며 한국의 '외화 방어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46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오전 9시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4.6원 오른 1462.2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기준으로 환율이 1460원을 웃돈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난 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것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환율을 붙잡기 위해 이미 외환보유액이 상당 폭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80억5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6억 달러 줄었다. 12월 기준 감소 폭으로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7년 이후 최대다.

    12월은 통상 금융기관들이 BIS 비율 관리를 위해 외화를 한은에 예치하면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시기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늘어야 할 외화를 상쇄하고도 26억 달러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대거 풀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상당한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3분기에만 환율 방어를 위해 17억4500만 달러를 순매도한 바 있다. 9월 이후 환율이 1400원대를 넘긴 뒤 연말까지 고환율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투입 규모는 그에 맞먹거나 더 컸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달러 스와프도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한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경우, 시장에서 달러를 사지 않는 대신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규모는 최대 650억 달러에 달하지만, 실제 사용 규모는 공개되지 않는다.

    외환보유액 곳간이 얇아지는 와중에, 앞으로는 구조적으로 빠져나갈 달러도 기다리고 있다. 한·미 간 합의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그 재원 역시 외화 운용 수익 등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정부는 "외환시장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의 완충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환보유액 순위 하락 가능성도 현실적인 문제로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07억 달러로 세계 9위였는데, 10위인 홍콩(4294억 달러)과의 격차는 13억 달러에 불과했다. 12월 한 달 새 26억 달러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순위가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