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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가 멋대로 정한 ‘파워블로거’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정부 부처가 나서서 ‘파워블로거’를 통한 정책 홍보를 시작해 눈총을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20일 “지난 11월 15일부터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이용자들이 발전소․비축기지 등 에너지시설을 직접 체험하고 느낀 소감을 제작해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홍보하는 ‘Seenergy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이 ‘Seenergy 캠페인’은 눈으로 보는 것처럼 국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에너지 정책을 알리되(see+energy) 국민 스스로 정책 정보를 홍보 및 공유해 시너지(synergy) 효과를 창출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시에너지 캠페인 원정단’은 100명 규모로 2012년 1월 13일까지 활동한다. 12월 24일까지 경북 영덕 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이나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고리 원자력 발전소, 울산 석유비축기지 등을 다녀와 소감을 자신의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에 올리는 게 주 활동이라고 한다.
문제는 ‘원정단’의 선정 방식. 원정단은 SNS 파워유저 20명, 파워블로거 40명, SNS를 사용 중인 대학생 기자단 40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경부는 “파워 블로거는 하루 평균 방문자 500명 이상의 블로그 주인장, SNS 파워유저는 트위터 팔로어 및 페이스북 친구 500명 이상의 사용자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자칭 파워유저’나 포털 덕분에 ‘일 평균 방문자 1,000명 이상’이 된 ‘자칭 파워블로거’들을 어떻게 가려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홍보효과에 대한 검증도 없었다. ‘바이럴(입소문) 마케팅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장과는 달리 포털에서 활동하는 ‘파워 블로거’나 ‘자칭 SNS 파워유저’ 등을 통해서는 대중적 홍보가 어렵다는 게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지난 8월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SNS의 효과를 과신하지 말라’는 보고서까지 냈을 정도다.
그럼에도 지경부는 “캠페인을 시작한 지 1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방문자 및 조회 수가 32만 건에 달하는 등 호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조회 수를 내세워 자화자찬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