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현장 경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매출 150조원-영업익 15조원 이상'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작년에는 '매출 160조원-영업익 16조원'을 달성했다. 빼어난 이 같은 실적은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2년과 딱 맞아떨어진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 복귀 첫해인 2010년에는 17조3천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무려 60% 끌어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조원 가량 줄어 들기는 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선방한 것이다.

    이는 이 회장이 작년 4월부터 일주일에 두차례 서초사옥으로 출근, 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위기관리 경영을 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선방은 작년 LG전자의 이익 감소와 애플의 스마트폰시장 2위 추락, 노키아의 사상 최악 실적부진 등 경쟁사들이 힘든 한해를 보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더욱 빛난다.

    특히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만드는 리서치인모션(RIM)은 지난해 1년간 주가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심지어는 피인수설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삼성전자의 성과를 들어 대기업 오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삼성전자 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구심점 역할은 물론, 의사결정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회사가 잘 나갈 때에도 안주하지 않고 '위기론'을 내세우며 조직의 긴장감을 불어넣고, 무엇보다 멀리 내다보는 혜안과 앞으로 닥칠 상황을 미리 준비하는 안목을 지녔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경기 회복이 진행 중이던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 당시로서는 때아닌 '위기론'을 들고 나오며 반향을 일으켰다.

    경영 복귀 1년 되던 때에는 "생각할 시간이 없다. 현재 맡은 것을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고, 뛰고,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 시장에 내서 그걸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그 해 1월에는 "한국이 정신을 안차리면 또 한걸음 뒤처질 수 있다"며 위기의식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 복귀 한 달여만에 신사업 분야에 그룹 차원에서 총 23조원을 쏟아붓기로 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및 신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로 출근한 이후에는 주요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는 것은 물론 회의를 주재하고 사장단 등 임직원들과 오찬을 하면서 스킨십을 통한 끊임없는 '소통'으로 현장을 챙겨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회장의 출근 자체는 임직원들에게 동기부여는 물론 자극이 된다. 스스로 훈련도 많이 하고, 일도 더 꼼꼼히 할 수 밖에 없다"며 "이 회장의 현장경영과 위기관리 능력의 조화가 삼성전자의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