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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통시장을 쇼핑하기 불편한 곳이라 했던가. 양천구 신월1동에 위치한 신영시장에는 고객들만을 위한 쉼터가 마련돼 있다. 그것도 번듯한 3층짜리 건물의 ‘고객지원센터’다.
여기서 만나 박선종(48) 상인회장은 “이곳은 고객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쉬고, 머물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고객지원센터에 대해서 묻자 박 회장은 “층마다 깨끗한 화장실이 있고, 쇼핑하다가 다리가 아프면 앉아서 쉴 수고 있다”며 한껏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가 목에 힘을 주고 설명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보통 전통시장에 가면 장을 보고 나오기가 바쁘다.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들고 장을 보다가도 마땅히 앉아서 휴식을 취할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영시장에 지원센터가 들어서면서 장보기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원래는 변변한 화장실조차 없었죠. 지원센터에는 화장실도 잘 돼 있고, 장을 보러 나왔던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도 나누기도 해요.”
신영시장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손님들이 장보고 가기 바빴지만 지금은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한다.
센터가 문을 연지 채 한 달도 안 돼 일어난 변화다. 이곳은 총 13억원(시 보조금10억4000만원, 구비 2억6000만원)의 사업비로 만들어졌다. 100% 국가의 지원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박 회장 역시 운영위원장과 상인회장 활동을 해오면서 신영시장의 시설 투자 유치에 앞장서 왔다. “우선 시설이 좋아지면 손님들이 불편을 느끼지는 않을 거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것이다.
센터건립 역시 상인회 회원들이 차근차근 해낸 결과물 중 하나다. 지난 2007년 아케이드 설치로 시설 현대화 사업이 시작됐다. 이후 시장 한복판에 LED 전광판을 설치해 시장의 홍보와 알림판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 2010년 12월에는 자동정산 시스템을 갖춘 공동 주차장을 마련했다. 마지막 작업이었던 고객지원센터가 지난해 12월 오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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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우리 시장은 없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난과 고객 휴식 공간 등이 완벽하게 해소된 것이다. 그는 신영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현대화 작업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설 면에서 국가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며 웃어 보일 정도다.
그는 이제부터는 시설이 아닌 시장이 경쟁력을 갖춰 손님들을 끌어 모을 때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에서 2012년 계획을 묻자 “시장 내 주정차 단속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목표를 세운 것은 박 회장이 몇 달 전 시장에서 일어났던 아찔한 사고를 목격한 이후부터다.
“시장에 물건을 실으러 온 트럭에 휠체어를 탄 장애우가 치이는 사고가 났죠. 그걸 보고나니 시장골목에는 차를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박 회장은 양천구청에 시장 골목 안에 차를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새해 초부터는 쇼핑하는 고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오후 1시부터 7시 30분까지는 시장 골목내 차가 다니지 못하게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트럭들은 오전시간을 이용하게 만든다는 방침이다.
“시장 곳곳에 플랜카드도 걸고, 상인들에게는 일일이 찾아가 오후 1시 이전에 물건을 실어달라고 일일이 부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들이 마음 놓고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되면 언제고 다시 찾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서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최고의 시설을 갖췄다. 이제는 손님들이 가장 많은 찾는 시장이될 수 있도록 뛰겠다”며 의지를 전했다.
취재= 박모금 기자, 사진= 양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