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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억7천만년 전 지구상에 처음으로 식물이 등장한 것이 이후 일련의 빙하기를 초래한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일 보도했다.
영국 과학자들은 오르도비스기(약 5억~4억4천만년 전 사이의 고생대 1기)의 기후가 점점 추워져 마침내 잇단 빙하기로 이어진 것은 식물이 주변에 미친 영향 때문임을 밝혀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육지 식물의 출현은 양분 순환을 변화시키는 역할도 했지만 대멸종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식물의 진화와 함께 하천도 진화해 오늘날의 자연 환경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끼와 바위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지구가 단순히 물리적 현상만으로 오늘날의 모습이 된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생명체들과 함께 진화했으며 이는 우주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운 것임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대의 이끼(Physcomitrella patens)로 덮인 바위와 이끼가 없는 바위를 배양실험실에서 3개월 간 관찰해 이끼가 바위의 풍화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으며 여기에 지구 시스템 모델을 적용해 각각의 식물이 오르도비스기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했다.
오르도비스기에 출현한 지구 최초의 식물은 오늘날 이끼의 조상인데 연구 결과 이 식물은 성장을 위해 서식하는 바위로부터 칼슘과 마그네슘, 인, 철분 같은 미네랄 성분을 흡수해 암석에 화학적 풍화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식물은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바다에 새로운 탄산염암을 형성해 지구 온도를 5℃ 가량 떨어뜨렸다.
실험 결과 4억7천500만~4억6천만년 전 사이 현재 지구에서 식물이 자라고 있는 육지 면적의 15%에 이끼 같은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지구적인 기온저하와 빙하의 확산을 일으킬만큼 떨어졌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뿐만 아니라 식물은 암석의 풍화를 일으키면서 점점 더 많은 철분과 인을 바다로 흘려 보내 바다의 생산성을 높이고 유기질 탄소를 매몰시켰다.
그 결과 더 많은 탄소가 대기중에서 사라져 기온은 2~3℃ 더 떨어졌고 이것이 해양생물에 큰 영향을 미쳐 대멸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식물이 기후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을 보여준다. 식물은 지금도 대기 중 탄소 농도를 낮춰 기온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오늘날 대기중에 방출되는 탄소를 식물이 제거하려면 몇백만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식물이 기후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식물은 과거와 현재 이런 역할을 했고, 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