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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가 전통시장을 변화시키기 위해 초강수를 던졌다. ‘카드 수수료를 낮춰준다’는 일회성 접근 방식이 아니다. 전통시장의 뿌리 깊은 문제인 ‘카드 이용률’을 해결키로 한 것이다.
BC카드가 내놓은 해결책은 마케팅을 결합한 ‘모바일 결제기’. 이는 카드 결제수단과 고객관리, 마케팅을 통합하는 신개념 기기다.
BC카드의 이 같은 행보가 다소 의아하다. 카드사들과 금융권에서 카드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어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BC카드 이종호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전통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묻자 그는 “전통시장은 우리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서민경제 보호차원에서 꼭 지켜내고 활성화해야 하는 곳”이라며 “BC카드는 사회 환원과 상생을 목적으로 KT와 통신-금융 시너지를 통해 전통시장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답했다.
BC카드는 KT와 함께 전통시장의 낮은 카드사용률과 마케팅 문제를 한방에 풀 수 있는 열쇠로 ‘모바일 결제기’를 개발했다.
이 사장은 ‘모바일 결제기’의 장점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결제 단말기의 간편함이다. 이 사장은 “모바일 결제기는 일반 단말기와 달리 승인 거래시 밴(VAN)사를 경유하지 않고, 가맹점 단말기와 카드사가 직접 거래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절감된 비용은 상인들의 수수료 감소 혜택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사용방법은 스마트폰에 결제 단말기를 부착하면 된다. 단말기는 무료 보급되며, 스마트기기가 없는 상인들은 KT의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기기와 결제단말기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상인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와 통신사를 바꾸면서 모바일 단말기를 사용할까?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상인들 입장에서 결제단말기나 통신사를 바꾸는 것은 더 큰 혜택의 유무”라고 말했다.
결제시 유지비용이 들지 않고, 절감된 비용은 상인들에게 돌아가는 강력한 보상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여기에 전통시장을 스마트폰 세대들의 문화, 관광 특구로 연결시킬 수 있는 홍보도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 사장이 강조하는 두 번째 장점은 통합마케팅이다. 전통시장은 ‘값싸고 신선한 물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객관리와 마케팅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개별 시장들이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공동마케팅과 일정 금액 이상을 사면 주는 쿠폰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산발적이고 일시적이다.
이 사장은 “결제인프라 기반위에 실질적 매출 증대를 위한 고객유인이 필요하다”면서 “모바일 결제기로 전통시장 전용 마케팅 플랫폼 구축과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있는 1,517개의 전통시장을 아우르는 중앙 집중적인 통합 솔루션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일괄적이고 체계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동시에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C카드가 추진하는 통합 마케팅은 멤버십을 통한 회원 관리다.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결제를 하면 회원 리스트에 올라가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은 홍보물 및 할인쿠폰을 발송할 수 있다.
고객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부자되는 스탬프(가칭)’와 같은 쿠폰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1만원 당 500원 쿠폰을 적립하고, 향후 누적쿠폰에 상응하는 사은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혜택을, 시장은 단골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개별 점포에서도 상인들은 모바일 기기 결제를 통해 고객의 방문 횟수와 하루 판매한 물량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BC카드는 ‘모바일 결제기’ 프로젝트를 오는 6월부터 청주 육거리 시장과 서울 평화시장에 시범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중소기업청에서 집중 육성하는 문화관광형 특화 시장들이 있다. 중소기업청과 협의해 이 시장들을 대상으로 올해 40개 시장으로 확대 적용할 것이다.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중소상공 가맹점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