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받으면 단단해지는 전단농화유체, 섬유와 섞어 신소재 개발무게와 부피는 15%↓ 성능은 기존 방탄복보다 더 우수해
  • 오는 7월 개봉할 영화 중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있다. 주인공인 배트맨은 평소에는 하늘거리는 망토를 입는다. 이 망토는 전기충격을 주면 총알도 막아낼 만큼 단단하게 변한다. 배트맨은 망토를 글라이더처럼 만들어 하늘을 날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소재로 만든 방탄복이 우리 기술로 나올 듯 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28일 평소에는 젤리와 비슷한 겔 상태에 있다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 단단해지는 ‘전단농화유체(STF)’를 이용해 기존의 방탄복보다 가볍고 편한 방탄복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전단농화유체(STF)’라는 특수 물질을 나노입자 형태로 천속에 침투시켜 새로운 소재를 만들었다.

  • ▲ 2009년 9월 군수사령부에서 방탄복을 살펴보는 군 관계자들. STF를 활용한 방탄복은 이보다 가볍고 착용감도 부드럽다고 한다.
    ▲ 2009년 9월 군수사령부에서 방탄복을 살펴보는 군 관계자들. STF를 활용한 방탄복은 이보다 가볍고 착용감도 부드럽다고 한다.

    ‘전단농화유체’는 평소에는 젤리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액상 물질이다. 하지만 비틀거나 외부에서 충격을 주면 순간적으로 굳어지며 단단해진다. 기존의 ‘전단농화유체’는 석영 등에서 추출한 ‘구형(球形) 이산화규소(실리카)’로 만들었는데 가격이 1kg에 100만 원을 넘는 고가여서 대량생산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바이오나노 섬유융합연구그룹 유의상 수석연구원 팀이 3년 동안 연구한 끝에 ‘흄드 실리카’ 소재로 이 ‘전단농화유체’를 나노기술로 가공해 방탄복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험결과 ‘케플러’나 ‘아라미드’ 같은 강한 섬유로 만든 천을 덧대 만든 방탄복보다 성능은 훨씬 좋아졌다. 총을 쏘면 반동 때문에 밀려날 정도로 파괴력이 큰 44매그넘도 거뜬히 막아낼 정도라고 한다. 반면 무게와 부피는 15% 가량 줄었다고. 가격도 기존의 ‘구형 이산화규소’로 만든 것보다 10분의 1로 줄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군에서 사용하던 방탄복보다 방탄 능력이 우수한데다 가볍고 부드러워 움직임이 편하다. 이 방탄복이 나오면 우리 군의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웰크론'이라는 기업과 이 기술로 방탄복을 만들 계획이다. 계획이 순조로울 경우 6개월 뒤부터 ‘전단농화유체’ 방탄복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