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면역억제제 이용해 원숭이에게 돼지췌도 이식 치료1년간 혈당 조절돼 건강하게 생존… 가장 오래 치료한 성적동종췌도 1:1이식… 사람에게 적용 가능 키메라 항체 개발
  • ▲ ⓒ혈액검사 중.
    ▲ ⓒ혈액검사 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학교병원 병리과 박성회 교수 연구팀은 23일 새롭게 개발한 선택적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돼지췌도’를 이식한 ‘당뇨병 원숭이’가 1년간 혈당이 조절되며 건강하게 생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 원숭이에 정상 원숭이의 췌도를 이식하는 동종췌도 이식에도 성공했으며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키메라항체도 개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선택적 면역억제제인 ‘MD-3’ 항체에 기반을 둔 면역조절 프로토콜을 개발해 당뇨병 원숭이에게 돼지의 췌도를 이식했다.

    이 원숭이가 부작용 없이 6개월 이상 성공적으로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성공했음을 지난해 발표한바 있다. 돼지췌도 이식 후 1년이 경과해 그 후속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처음에 돼지췌도를 이식받은 원숭이에서는 이식된 췌도가 8개월간 생존했다.

    그 후 면역억제제의 투약기간을 조절하며 췌도를 이식받은 다른 원숭이 2마리에서는 1년간 혈당이 조절되다가 다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현재까지 원숭이 간문맥에 정상돼지췌도를 이식한 시도 중 가장 오랫동안 당뇨병을 치료한 성적이다.

    연구팀은 현재 이식된 췌도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방법과 돼지췌도를 재이식해 오랫동안 혈당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당뇨병 원숭이에 MD-3 항체와 1종의 면역억제제만을 투여한 후 다른 원숭이로부터 채취한 췌도를 이식하는 동종췌도 이식도 실시했다.

    그 결과 원숭이는 8개월째 평균 70~80mg/dl의 정상혈당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으며 다른 한 마리도 이식 후 2개월째 80~90mg/dl 혈당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생존했다.

    현재 임상에서는 1명의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2~4명의 뇌사자로부터 췌도를 분리(1~4:1 이식)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한 마리의 원숭이에서 채취한 췌도(1:1 이식)만으로도 당뇨병을 치료했다.

    현재 이 원숭이는 최소 용량의 라파마이신만 투여 받고 있다. 이는 MD-3 항체에 의해 면역 T세포가 억제되면 최소한의 면역억제제 사용만으로도 성공적으로 동종췌도 이식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종췌도 이식의 한계를 극복한 결과다.

    “이종췌도이식에 실패했던 원숭이에서 동종췌도이식을 성공함으로써 향후 이식용 동종췌도가 부족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돼지췌도를 먼저 이식하고 추후 필요하면 동종췌도를 이식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 박성회 교수

  • ▲ ⓒ박성회 교수.
    ▲ ⓒ박성회 교수.

    박성회 교수 연구팀은 임상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형태의 MD-3 키메라 항체도 개발했다.

    키메라항체는 원래 생쥐에서 개발된 항체의 75% 이상을 사람의 항체성분으로 바꿈으로서 사람에게 주사했을 때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고 부작용을 크게 줄인 항체다.

    당뇨병 원숭이에 이종(돼지)췌도 혹은 동종췌도를 이식한 후 효능을 검증한바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으면서 당뇨병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면역조절제에 기반을 둔 췌도이식의 임상시험으로 나아가는 진일보한 결과다.

    박 교수가 개발한 항체의 가장 큰 특징은 선택적으로 T세포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T세포 면역관용은 우리 몸속에 태어날 때부터 있는 세포, 조직, 장기에 대해서 T면역세포가 공격을 하지 않는 현상이다.

    MD-3 항체를 투여하면 당뇨병 원숭이가 이식된 돼지췌도를 마치 자신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인식해 T세포가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지 않게 된다. 이를 T세포 면역관용의 유도라고 한다.

    연구팀의 가장 큰 업적은 세계 최초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면역관용 유도 기반기술을 영장류에서 확립한 것이다.

    이는 다른 장기이식과 골수이식 등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적용범위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넓혀질 수 있다.

    박 교수는 소아당뇨병 환자의 치료와 골수이식후의 치명적 부작용인 이식편대숙주반응을 억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식편대숙주반응은 수혈된 림프구가 면역기능이 저하된 숙주(수혈 받은 사람의 신체)를 공격해 발열, 발진, 간 기능 이상, 설사, 범혈구 감소증(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된 상태)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골수이식 후 일부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일단 발생하면 매우 치명적이다.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와 교육과학부(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 보건복지부(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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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레이검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