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때문에 지방질 높은 소고기가 [1++ 등급] 지정 농식품부 “한국인 식습관 등 따지면 우려할 수준아냐”
  • ▲ (연합뉴스)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가장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가장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추석 선물로 소고기를 사려고 왔는데,
    마블링이 많은걸 사야할지,
    아니면 적은걸 사는 게 좋은지 고민되네요."


    13일 서울 중구 한 백화점에서 만난
    주부 김모(56)씨는 소고기 코너를 서성이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마블링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이 소고기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씨는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좋은 고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언론에서 마블링이 지방질이라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니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했다.

    김 씨의 말처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빨간 살코기에 하얀 줄이 촘촘하게 그어진
    [마블링(marbling, 근내 지방도)] 있는 고기를
    최고의 품질로 여겨왔다. 

    실제로 백화점과 마트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는
    최고 등급 투플러스 (1++ 등급) 소고기에서
    이 같은 마블링을 볼 수 있다.

    좋은 고기의 기준이던 마블링이 오히려
    높은 지방함량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싼 돈을 내고, 좋지 않은 고기를 산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마블링의 인식이 소비자들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마블링의 지방은 동물성과 식물성 지방이 함께 포함돼 있다.
    지방 역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이기에
    적당한 섭취는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식습관이 서양처럼 주식으로 고기를 먹는 게 아니고,
    채소와 함께 고기를 먹기 때문에
    마블링으로 인한 지방섭취는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곽상익 주문관


    우리나라 소고기 등급은
    5가지(1++, 1+, 1, 2, 3)로 나눈다.

    여기서 최상 등급인 1++는 마블링이 가장 많이 포함돼 있지만
    유통되는 소고기 중에서 마블링 함량이 높은 고기는
    극소수인 점을 꼬집었다.

    "전체 소고기 중에서 마블링 함량이 높은
    1++ 등급의 고기는 8~9% 정도로 찾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등심과 같이 구워먹는 고기는 40% 미만이다.

    마블링 함량이 높은 소고기는 시중에 많지 않다.

    하지만 소비자가 성인병 등 지방 섭취가 걱정된다면
    2등급이나 3등급 고기를 선택하면 된다."


    곽 주문관은 소고기 등급제가 변질됐다는 일부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등급제가 소와 돼지의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주장이다.

    "등급제는 1993년 수입고기 개방에 맞춰,
    가격경쟁력에서 취약한 한우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자 도입한 것이다.

    소나 돼지의 종자, 사육방법(질병관리) 등을
    정책으로 펴내고 고기를 평가하기 시작한 게 등급제다.

    [소고기 등급제]를 바꾸려면
    소비자나 유통업체, 농가, 학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작업이 이뤄진다.

    현재 소비자들이 마블링 고기를 선호하고,
    여러 가지 농가의 문제가 반영되면
    단기간에 등급제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