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나홀로 고전' 과거 위기, 정의선 부회장의 '디자인 혁신'으로 극복
  • ▲ 산업부 황의준 기자
    ▲ 산업부 황의준 기자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TV나 신문광고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슬로건이다.

직역해보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현대차의 '슬로건'이 절실히 필요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형제회사인 기아차가 아닌가 싶다.  

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292만 7,092대를 판매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7조 5,979억 원,
영업이익은 3조 1,771억 원, 당기순이익은 3조 81,71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0.8%(3,550억 원) 소폭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9.8%(-3,452억 원), 당기순이익은 1.2%(-476억 원) 하락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중 가장 발전 없는 한해를 보낸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 쌍용차가 2위 자리를 위협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회사들이 1단이든, 4단이든 간에 앞으로 기어를 넣을 때,
기아차만 후진기어를 넣고 액셀을 밟은 셈이다. 

기아차는 새해 들어서도 '나홀로' 후진했다.
내수시장서 현대차를 비롯한 다른 회사들이 전년 대비 
소폭이든 대폭이든 앞으로 발걸음 할 때, 6.2% 뒷걸음질 쳤다.

기아차의 위기는 10여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기아차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바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다.

사실 정 부회장에게 있어 기아차 사장으로서의 부임은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위태로운 줄타기'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라 불리는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디자인 경영'을 선언, 
기아차에 혁신을 가져다줬다.

슈라이어 현 사장도 이른바 '호랑이 코 그릴'이라는 기아차만의 정체성을 확립,
'로체 이노베이션'을 비롯해 'K5'등 기아차 디자인에 신선함을 불어넣으며
정 부회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결국 'New Thinking, New Possibility'를 직접 실천,
적장 상태이던 기아차를 흑자로 돌려 세웠고
결국 2010년에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은 물론
판매대수, 글로벌 시장점유율 등 모든 기록을 싸그리 갈아치웠다.

정 부회장은 이러한 성과를 거두고 기아차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구원투수가 빠지자 기아차는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과거보다 상황은 더 악화됐다.
수입차들은 가격을 낮춤과 동시에 신차들을 대거 투입,
나날이 맹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아차는 올해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외에
이렇다 할 신차 출시 계획도 없는 상태다.

새로운 구원투수가 됐든, 내부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하든
기아차에 또 한번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할 시기가 왔다.

과거 위기를 극복해본 기억이 있는 기아차가 
엉킬대로 엉켜버린 실타래를 어떻게 다시 풀어갈지 많은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