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불문율 깨며 LIG손보 인수전 뛰어들지 않아"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백화점그룹의 LIG손해보험 인수설이 돌면서 증권업계가 술렁였다. 현대백화점측은 사실무근이란 공시를 냈지만, 20일 주가는 급락했다.


    이번 인수설은 지난 19일 한 언론 매체의 보도로 촉발됐다. 해당 매체는 "현대백화점에서 최근 우리투자증권과 LIG손보 인수에 관한 자문 선임을 물밑에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문 계약은 수수료 문제로 아직 체결되지 않았지만 현대백화점의 인수 의중을 알아차린 우투증권이 자문역을 자원하면서 인수전 공식참여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미엄급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쌓은 방대한 유통채널과 부유층 고객 네트워크가 강점인 만큼 이를 보험업으로 연결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LIG손보의 판매 채널 중 하나로 현대홈쇼핑을 활용할 경우 비대면 채널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LIG손보 인수는  공식적으로  KB금융지주, 롯데그룹, 동양생명 등 '3파전 양상'으로 가닥이 잡혔다. 변수로 작용될 '몸 값'은 오너일가 매각지분 21%와 프리미엄까지 감안, 대략 4000∼5000억선 안팎으로 시장은 추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기자본(RBC) 규제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따져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약 현대백화점이 인수전에 참여하더라도 인수가격에는 밀리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의 소견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총 매출액 4조6000억원을 기록, 업계 2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그룹 내 동종업 진출을 금기시하고 있는 '범 현대가'의 불문율이 걸림돌로 지목됐다. 이미 범 현대그룹 내에는 현대해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생보업계에서도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라이프가 있다.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집안의 불문율을 깨면서까지 LIG손보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왜 이런 소문이 퍼졌는지 모르겠다"면서 "생각치도 않은 일이라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쪽(보험업)진출 예정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사도 이 같은 소식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소식을 듣고 현대백화점과 LIG손보에 대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 훑어봤던 건 사실"이라며 "일단 큰 시너지를 발휘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태현 NH증권 연구원 역시 "이렇다 할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현대백화점 주가 역시 장 중 한 때 4%대까지 급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