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방통위 종료…"대화·타협·신뢰 통해 진영 논리로 풀기 어려웠던 문제 원만 해결도

  • 2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마지막 가는길은 눈물과 웃음으로 마무리 됐다. 방통위에서 진행된 이임식장에 각 위원들이 한 명 한 명 들어올 때마다 직원들은 박수로 맞았다. 
 
"아주 좋은 봄날, 마지막 출근날 아침 아파트 주변에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려 봄의 환희를 느꼈지만 헤어짐의 서글픔도 느껴졌다."

이임사를 위해 단상에 선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지난 1년이 행복했고, 삶의 전부로 여기는 언론·방송에 마지막 정렬을 쏟은 1년이었다"는 말을 시작으로 방통위원장으로써의 지난 1년을 회고했다. 

이 위원장은 "무엇보다 건국 이래 정치의 볼모였던 방송·언론의 자유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방송은 장악해서도 장악할 수도 없는,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 방송"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은 공적 책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방송의 공정성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종편 심사를 공정하게 마무리 했지만 KBS 수신료 문제에 대한 결과를 보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며 국회의 결론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함께 지냈던 각 상임위원들에게 "자칫 진영 논리로 풀기 어려웠던 문제들이 원만하게 해결된 것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신뢰의 바탕에서 협조했기 때문"이라는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위임사 말미에서 이 위원장은 "길 끝에는 또 다른 새로운 길이 있다는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며 "비록 다른 길을 가더라도 함께 꿈꾸고 서로 응원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평소 자주 하는 건배사를 외치며 마무리 했다. 

"이멤버! 리멤버!"

  • 이어 감사패를 받은 이경재 위원장과 김충식 부위원장, 홍성규, 김대희, 양문석 위원은 다 같이 서로의 양 손을 잡고 마지막 기념 사진을 찍었다. 

  • 그리고 방통위 직원들은 송가로 2기 방통위원들을 보냈다. 자리에 앉아 노래를 부르던 직원들이 하나 둘 씩 일어나 앞으로 나가 위원들 앞에 섰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은 자리를 떠나기 전 각 상임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이임식장을 나섰다. 위원들은 웃으며 직원들의 손을 꼭 잡았다.

    2011년 3월 28일 출범한 방통위 2기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위원장은 3번이나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바뀌면서 역할마저 축소됐다. 진흥과 규제를 담당하던 것에서 미래부에 진흥을 넘기고 규제 역할만 맡게 됐다.

    새 정부 초기 방통위는 미래부와 역할 분담이 제대로 안 돼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고, 비슷한 업무에 대한 협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주파수 용도 결정에 있어 통신은 미래부, 방송은 방통위가 담당하면서 둘 사이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 한 부분이나 지상파·종편은 방통위가 케이블TV·IPTV·위성방송은 미래부가 담당하는 등 한 산업을 서로 다른 부처가 나눠 맡아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동통신 불법 보조금 제재를 6번이나 진행했음에도 이통3사를 제어하지 못 한 부분도 있었고,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문제나종편 재승인 등의 정책을 진행하며 여야 간 의견차로 진통도 있었다. 

    물론 방통위는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디지털 전환 진행과 더불어 전반적인 미디어 산업 육성 에 있어 적절한 역할을 했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25일로 2기 방통위 임기는 완료됐다. 

    앞으로 남은 것은 박근혜 정부 아래 꾸려진 온전한 규제기관으로써의 방통위 3기 위원을 구성하고 지난 2기 방통위가 남겨놓은 몇 과제들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 

    현재 방통위원장에는 최성준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내정돼 있으며 오는 31일 청문회를 앞두고 있으며 야당추천 상임위원에는 김재홍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와 고삼석 중앙대 겸임교수가, 여당추천 상임위원에는 허원제 전 한나라당 의원, 청와대 추천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내정됐다. 

    그러나 방통위에서 최근 고삼석 내정자의 경력을 문제삼아 재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 = 방송통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