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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KT와 더불어 정치권의 '외풍(外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포스코와 KT의 회장 역시 교체되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우리는 민영화기업이기 때문에 정치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대응한다. 그런데 포스코 스스로가 정치권의 족쇄를 지우는 아이러니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월14일 파이넥스 3공장의 화입식을 가졌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개발한 혁신적인 '친환경 쇳물 제조'공법이다. 연산 200만t 규모의 3공장은 60만t의 1공장, 150만t의 2공장을 넘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케파를 상용화 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그만큼 포스코의 파이넥스 3공장 준공식에 대한 업계 및 언론의 관심도 크다. 그러나 포스코는 명확한 준공식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3월이나 4월쯤이 될 것이라 했는데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하반기가 될 수도 있단 말도 흘러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포스코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고위관계자들을 준공식에 모시려다보니 일정이 지지부진해진 것이다. 당초 3공장 준공식은 5월경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세월호 침몰로 인해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미뤄지며 일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5월에 준공식을 거행하더라도 '파이넥스 3공장 시찰식'이란 오명을 피하기 힘든데 하반기로 미뤄진다면 더 우스운 상황이 발생할 판이다.
실제 포스코는 파이넥스 2공장의 경우 지난 2007년 4월9일 화입식을 진행했다. 준공식은 한달 뒤인 5월30일 거행됐으며, 당시 노무현대통령을 비롯해 박승호 포항시장, 이상득 국회의원등 정치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물론 잔치를 여느냐 마느냐, 누굴 부르냐는 주인 마음이다. 그러나 민영기업을 부르짖는 회사가 이미 정상조업도까지 달성한 공장의 준공식을 미뤄가는 모양새가 개운치 않다. 포스코는 늘 정치권의 외풍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 그렇다면 스스로 그 족쇄를 끊어내야 한다.
포스코는 지난 3월14일 권오준 신임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권 회장은 '더 그레이트 포스코'가 되길 희망하며 이를 악물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그간 끊지 못했던 족쇄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자신의 바람대로 '위대한 포스코·존경받는 포스코'로 이끌어가길 바란다.